홍명보 재신임 축구협, 스폰서십은 문제 없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7.03 10: 23

"나는 잘 모르겠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 대한 재신임을 발표, 2014 브라질 월드컵서 1무 2패로 16년만에 최악의 부진을 겪은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설득에 감독직을 유지하게 됐다.
의외의 결과다. 이미 조광래 전 감독을 경질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며 스폰서들의 외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선수 선발과 기용에 사사건건 월권을 행사해던 축구협회는 3년 전 브라질 월드컵 예선서 1패만을 문제 삼아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다.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스폰서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방송국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불만이 생겼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조 감독을 경질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갔다. 스폰서들의 불만은 현 상황이 더욱 많다고 보는 게 맞을 터. 최악의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비록 언론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린다고 먼저 부추겼지만 국민들의 기대 또한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정 8강은 커녕 조별리그서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승리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자신감은 최악이었다. 게다가 의리 논란까지 생기면서 경기력 외에도 뒷말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언한 상태다. 스폰서들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성적에 그치며 월드컵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아 당혹스러울 텐데 축구협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굉장히 클 수 있다. 최근 축구협회 일년 예산은 1000억 원이 조금 넘는다. 그 중 스폰서십을 통해 거둬 들이는 돈은 200억 원 정도다. 전체 5분의 1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그러나 스폰서들이 아무런 불만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허정무 부회장은 "당시 나는 협회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일은 잘 모르겠다. 스폰서의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실무를 맡은 부회장이 전임 감독의 경질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플랜은 없다고 봐야 한다. 더이상 연결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축구협회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봐야 한다. 계약에 대해 단도리가 확실한 상태가 아니라면 축구협회에 도움을 줄 곳은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감독 유임이 문제가 아니라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문제가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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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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