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미국, 2026년 월드컵 유치할 수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03 08: 19

20년 전까지만 해도 ‘축구 불모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국이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월드컵에서의 선전이 자국 축구의 성장세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내심 미국이 2026년 월드컵 유치에 나섰으면 하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아쉽게 졌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 벨기에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잘 싸웠다. 연장전 들어 수비에 문제가 생기며 아쉽게 졌지만 자국 팬들로부터 큰 성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대표팀의 선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라는 ‘4대 스포츠’가 있는 미국에서 축구는 꽤 오랜 기간 찬밥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사커(MLS) 출범 이후 계속해서 축구의 수준은 높아지고 있고 이제는 저변도 많이 확대된 상황이다. 아직 4대 스포츠를 따라 잡으려면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월드컵의 선전은 분명 큰 희망이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휴가 계획서를 내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등 예전과는 확실히 축구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에 월드컵 유치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2018년 월드컵은 러시아, 2022년 월드컵은 카타르 개최로 결정이 난 상황이다. 2022년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신 미국은 2026년의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남미, 유럽, 아시아가 한 번씩 월드컵을 치르는 상황에서 그 다음은 북중미로 가는 것이 모양새도 좋다. 1994년 월드컵을 개최한 경험이 있고 월드컵 준비에 들어갈 막대한 자본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을 비롯한 FIFA 관계자들도 내심 미국을 미는 모습이다. 발케 사무총장은 브라질의 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청자는 엄청났다. 미프로농구(NBA)보다 더 많았다”라며 놀라워한 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축구 유소년 저변이 가장 넓은 나라다. 2000만 명이 넘는 어린 선수들이 뛰고 있다. 내 생각에 2026년 월드컵 개최에는 관심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 블래터 회장 역시 미국의 이번 월드컵과 미국인들의 관심에 대해 “환상적이었다. 미국이 보여준 월드컵에 대한 관심 수준은 매우 높았다”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미국은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실패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 “개최지 선정 방식이 바뀐다면 2026년 월드컵 유치에 뛰어들 수 있다”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FIFA도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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