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와 청순으로 설명되는 걸그룹들 사이에서 에프엑스의 위치는 조금 특별하다. 섹시하거나 청순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놓고 섹시를 추구하지도, 가녀린 청순형 아이돌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대신 독특하고 실험적인 '엑프엑스 장르' 안에서 여러 변화를 시도한다.
f(x)라는 함수식을 그룹명으로 내세운 것처럼 에프엑스의 이미지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걸그룹들과 다른, 좀 더 특별하고 유니크한,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든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걸그룹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떤 수를 대입하느냐에 따라 변하는 함수식처럼 에프엑스 역시 변화무쌍하다.
올해로 데뷔 6년차가 된 에프엑스는 2009년 발표한 데뷔곡 '라차타(LA chA TA)'부터 확고한 그들만의 노선을 걷고 있다. 힙합의 그루브와 일렉트로니카 느낌을 잘 살린 이 곡은 경쾌한 멜로디로 다섯 소녀들만의 매력을 강조하면서도 신조어로 구성된 노래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같은 해 발매된 첫 번째 싱글앨범 'Chu~♡'는 경쾌한 분위기와 애교 넘치는 표정, 그리고 파워풀하면서도 귀여운 안무로 에프엑스만의 매력을 강화시켰다. 입맞춤으로 감겼던 눈을 뜨게 되는 동화 속 주인공을 모티브로 풀어낸 가사처럼 서서히 에프엑스의 중독적인 매력이 드러났다.
첫 번째 미니앨범 'NU 예삐오(NU ABO)'에서는 에프엑스만의 색깔이 더욱 강해졌다. 독특한 노래 제목처럼 음악 역식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묘하게 중독성을 가졌다. 에프엑스가 데뷔 때부터 구축해온 그들만의 색깔에 또 한 번의 변신을 추구, 강렬한 개성을 담아냈다.
정규 1집 '피노키오'는 일렉트로닉 팝 장르를 더욱 강화시켜 에프엑스만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곡은 공개 직후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인기를 끌었고, 에프엑스만의 펑키하고 키치한 매력에 빠진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후 에프엑스는 '핫 섬머(Hot Summer)',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 '첫 사랑니(Rum Pum Pum Pum)' 등을 통해 꾸준히 실험적이고 독특한 색깔로 그들만의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다양한 신조어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가사로 구성된 음악이지만 그들의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매번 차별화된 퍼포먼스와 이미지를 풀어내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런 의미에서 오는 7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정규 3집 '레드 라이트(Red Light)'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에프엑스는 앨범 발표에 앞서 공개된 총 65장의 티저 이미지를 통해 지금까지 중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한쪽 눈만 스모키 화장을 하고 눈빛을 강조해 한층 더 강렬해진 모습이었다. 귀여운 막내에서 한층 성숙해진 여인으로 변신한 설리를 비롯해 티저 이미지 전체적으로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연출돼 에프엑스의 또 다른 변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레드 라이트'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강렬한 느낌을 비주얼로 풀어낸 것.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에프엑스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주로 해온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 꾸준히 변형은 있었다. 이번 앨범 역시 기존의 에프엑스가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색깔을 유지하면서 보다 더 강렬해진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프엑스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앨범에 일렉트로닉, 팝, 하우스 등 여러 장르의 곡이 수록돼 있어 에프엑스의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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