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콜롬비아, “에스코바르 비극 잊지 말자” 추도 분위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03 11: 00

괴한의 총격에 사망한 전 콜롬비아 대표팀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에 대한 추모 물결을 이어지고 있다. 8강에 오른 콜롬비아 대표팀에는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콜롬비아 대표팀의 촉망받는 수비수였던 에스코바르는 1988년 콜롬비아 대표팀에 데뷔해 사망할 때까지 A-매치 51경기에 뛴 주축 수비수였다. 그러나 1994년 미국 월드컵이 비극을 낳았다. 미국 월드컵을 앞두고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다시 주가를 높이던 에스코바르는 미국과의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으며 팀의 조별리그 탈락의 원흉이 됐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지 5일 뒤 라스베가스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당시 콜롬비아 대표팀은 주장이자 플레이메이커였던 카를로스 발데라마를 비롯, 남미 최정상급 공격수였던 파우스티노 아스프리야, 발데라마와 짝을 이뤄 중원을 지켰던 프레디 링컨 등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남미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펠레로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루마니아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졌고 미국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에스코바르의 자책골이 빌미가 돼 1-2로 졌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걷어낸다는 것이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콜롬비아는 마지막 경기였던 스위스전에서 2-0으로 이겼으나 조 최하위에 처지며 와일드카드를 따내지 못했다. 당연히 국민적인 실망은 컸다. 그리고 에스코바르가 비극적인 희생양이 됐다. 에스코바르는 1994년 7월 2일 새벽 라스베가스의 한 도박장에서 괴한 2명의 총격을 받았다. 총 6발을 몸에 맞은 에스코바르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세상을 떴다. 이는 FIFA 월드컵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회자된다.
에스코바르의 장례식에는 무려 12만 명의 팬들이 몰렸고 여전히 콜롬비아 축구는 당시를 잊지 않고 있다. 당시 주장이자 간판 스타였던 발데라마는 에스코바르 사망 20주년을 맞아 “에스코바르는 영원히 내 가슴 속에서 살아 숨쉰다. 우리는 그의 친절함과 인간성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보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콜롬비아 축구협회와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단도 추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FIFA 역시 공식홈페이지에 에스코바르에 대한 기획 기사를 전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에스코바르를 가슴에 품은 콜롬비아는 오는 5일 오전 5시(한국시간)부터 칠레를 꺾고 8강에 합류한 개최국 브라질과 만난다. 콜롬비아는 지난 월드컵까지 총 13번의 월드컵 경기에서 3승을 거뒀으나 이번 월드컵에만 4승을 거두며 절정의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