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한국 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물량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페라리 공식 수입사 FMK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T’ 출시 행사에서 주세페 카타네오 (Giuseppe Cattaneo) 페라리 극동 아시아지역 총괄 지사장은 "과거 대비 한국 시장에 차량들을 우선적으로 할당해 배분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으로의 할당량을 늘린다고 해서 페라리가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페라리는 지난 해 6922대를 생산한 것처럼 올해도 전체 생산량을 7000대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는 리밸런싱을 위한 것으로, 페라리는 세계 시장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는 글로벌 평균 점유율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평균 점유율을 웃도는 시장으로의 분배를 통제해 한국처럼 평균 이하 시장으로 기존보다 많은 양을 배분하겠다는 것.
페라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세계 평균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캘리포니아T’ 출시를 결정했다. 주세페 카타네오 지사장은 “시장의 규모나 경제 상황, 판매 협력사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 공격적으로 들여오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페라리의 모델 중에서도 특히 ‘캘리포니아T’는 페라리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들이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다른 모델들 대비 75%의 운전자가 ‘캘리포니아T’를 통해 페라리의 오너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네오 지사장은 “보다 많은 고객들이 캘리포니아T를 통해 페라리를 처음으로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T’를 ‘일상 속의 페라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화려하게 뽐내기 위한 구매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페라리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차량이라는 것. 카타네오 지사장은 “한국 문화 상 은근한 모델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은근한 주행이 가능한 모델 출시가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페라리의 설명에 의하면 ‘캘리포니아T’는 다들 모델들보다 일상 생활에서의 사용률이 50% 높았으며 주행거리도 30% 많았다. 동승자와의 탑승률 또한 65%나 높았다.
한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2억 7000만 원대 후반으로 시작되는 가격도 공격적으로 책정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행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주세페 카타네오 지사장에 따르면 페라리는 성장지향적이기보다 페라리로서의 희소성을 간직한 채 일명 ‘페라리스티’로 불리는 페라리의 오너들의 공동체를 관리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람보르기니와의 경쟁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람보르기니는 2개 모델뿐이며 우리는 8대나 있고, 과연 람보르기니가 경쟁업체인지 람보르기니 모델들이 우리 모델들과 비교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GT부터 라페라리 같은 극단적인 모델들까지 보유하고 있어 2대 모델만 보유하고 있는 람보르기니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합세한 SUV 대세에 참여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No!”라고 답하며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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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