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계약 총액만 무려 532억5000만원으로 '돈잔치'가 벌어졌다.
다가올 겨울에도 이에 못지않은 FA 호황이 예고되고 있다. 10구단 kt의 가세와 함께 눈높이가 상승한 예비 FA들이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넘어선 가운데 예비 FA들의 활약은 어떠할까.
▲ 투수, 윤성환·장원준·안지만

지난 겨울 FA 시장은 눈에 띄는 투수가 없었다. '최대어'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고, 장원삼은 일찌감치 삼성과 재계약했다. 이에 따라 다가올 겨울 FA 투수들의 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력이 약한 팀들이라면 이들에게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투수 FA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삼성 윤성환이다. 윤성환은 14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전체 3위이자 토종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안정감이 단연 돋보인다. 그동안 큰 부상 당하지 않고 꾸준하게 기복없이 활약한 것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비슷한 유형의 장원삼이 FA 계약 첫 해 성공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도 그에게는 호재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롯데 좌완 장원준도 안정감에서 밀리지 않는다. 장원준은 15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9경기로 꾸준하게 잘 던진다. 만 29세로 FA 투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상대적으로 큰 위험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다.
구원투수로는 삼성 필승맨 안지만이 최고다. 시즌 초반 투구폼 문제로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최고 셋업맨의 위용은 변함없다. 27경기 1승2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2.90 역투를 펼치고 있다. 타고투저와 맞물려 불펜 난조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안지만의 가치도 상승 중이다.

▲ 야수, 최정·김강민·박용택
야수 중에서는 FA 시장을 통틀어 최대어로 통하는 SK 최정이 있다. 최정은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 잡은 후 가장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목과 어깨 부상으로 34경기에서 타율 2할6푼 3홈런 27타점에 머물러있다. 5월 중순을 끝으로 한 달 반 넘게 개점휴업 중. 비록 올해 성적은 안 좋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만 27세로 가장 어린 FA라는 점에서 상품가치는 변함 없다.
올 시즌 활약으로 더욱 주가를 높인 선수로는 SK 외야수 김강민이 대표적이다. 김강민은 68경기 타율 3할2리 80안타 11홈런 38타점 21도루로 공수주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장타력이 눈에 띄게 향상돼 가치가 더욱 상승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모두 소화가능한 리그 정상급 수비력의 중견수라는 점에서 가치가 상승한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는 LG 외야수 박용택도 빼놓을 수 없다. 박용택은 68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 81안타 5홈런 30타점 7도루로 녹슬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만 35세로 나이가 많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박용택만한 외야수를 쉽게 구할 수 없다.
▲ 부상에 우는 FA, 빈틈 노리는 준척급
그러나 부상에 가치가 하락하는 FA들도 있다. KIA 우완 송은범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자격취득을 1년 뒤로 미루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7.34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5월말 어깨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돼 암운이 드리웠다.
삼성 구원 권혁과 내야수 조동찬도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롯데 내야수 박기혁, SK 내야수 박진만도 부상 때문에 1군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다. 이외에도 SK 이재영·박재상·김상현·나주환, 롯데 김사율·이승화·장성호, KIA 차일목, 넥센 이성열, LG 박경수도 성적이 구미를 확 당길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준척급 선수 중에서 빈틈을 파고드는 선수들도 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삼성 배영수는 13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 중이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SK 외야수 조동화도 타율은 2할5푼1리이지만 32타점 26도루로 결정력과 빠른 발을 자랑한다. 한화 외야수 김경언 역시 41경기에서 타율 3할7푼1리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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