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신인 내야수 김하성(19)은 코칭스태프가 애정을 갖고 키우는 타자 중 한 명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앞두고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4명의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2차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연습경기에서 4할 맹타를 휘두르다 손목 부상을 당해 잠시 쉬기도 했으나 최근 1군에서 꾸준하게 대주자, 대수비로 기용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주로 8,9회쯤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던 만큼 김하성은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그런 그에게 지난 3일 목동 롯데전에서는 조금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팀의 주전 유격수 형인 강정호(27)가 5회 스윙 후 허리 근육통을 호소한 것. 강정호는 안타를 친 뒤 대주자 김하성으로 교체됐다.

이후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9-8 한점 차로 앞선 6회 1사 후 정훈의 타구를 대시해 잡아내며 러닝 스로로 1루에 송구하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7회 1점 허용으로 9-9 동점이 된 뒤 팽팽한 동점 상황 속에서 맞은 8회 2사 3루 위기에서도 손아섭의 흐르는 타구를 다시 잡아 그대로 1루에 던져 이닝을 종료시켰다. 넥센은 8회말 역전에 성공하며 10-9로 이기고 5연승을 달렸다.
뒤집고 뒤집히며 1점차 혈투가 이어진 이날 경기. 발 빠른 정훈, 손아섭을 상대로 1년차 어린 야수가 보여준 수비는 놀라웠다. 그러나 호수비는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 후 "요즘 매일 수비코치님과 함께 훈련 전 1시간씩 먼저 나와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주루와 수비에 요즘 가장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팽팽한 경기였지만 옆에서 수비하는 (서)건창이 형이 편안하게 하라고 계속 말을 걸어주고 선배들이 다 편하게 해주셔서 부담없이 수비했다. 타석에서도 욕심이 났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강정호의 뒤를 이을 유격수감으로 지목되고 있다. 빠른 발도 갖춘 만큼 1군에서 통할 타력만 더한다면 넥센 내야의 미래를 밝힐 기대주다. 김하성이 이날 두 번의 호수비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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