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한국영화의 부활일까. 정우성-이범수 주연의 액션 스릴러 '신의 한 수'(조범구 감독)가 막강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2일 전야 시사만으로 로봇 군단 흥행의 턱 밑까지 추격했던 '신의 한 수'는 3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선두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영화관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의 한수'는 3일 하루 동안 18만1052명을 동원해 누적관객 25만5000명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신의 한 수'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난 달 25일 막을 올린 뒤 1위 행진을 이어가던 '트랜스포머4'는 11만명 동원에 누적 319만5810명, 한 계단 내려앉은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한국형 공포물 '소녀괴담'으로 5만명 동원에 누적관객 8만여명의 순이었다.

그렇다면 '신의 한 수'는 전세계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마이클 베이 감독)'와의 본격 맞대결에서 어떻게 기선을 제압했을까. 정우성-이범수를 비롯한 주 조연의 심감나는 명연기는 기본이고 빠른 전개와 탄탄한 연출, 그리고 바둑을 통한 액션 대결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어우러져 한 편의 완벽한 상업영화가 탄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트랜스포머4'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신의 한 수' 개봉시기를 놓고 영화계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스토리는 없고 CG만 보인다'는 혹평에 시달리는 '트랜스포머4'와의 정면 대결을 택한 게 오히려 '신의 한 수'로 작용한 셈이다.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 바둑판에 사활을 건 꾼들의 전쟁을 그린 '신의 한 수'는 시사회 시점부터 오락액션영화로서의 장점과 '트랜스포머4'가 갖고 있지 않은 쾌감 액션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의 한계가 오히려 12세 관람가인 '트랜스포머4'와 극명히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특정 관객층을 공략하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트랜스포머4'가 할리우드 대표 인기 프랜차이즈인 만큼 기본적인 흥행력을 갖추고 관객몰이를 하고 있지만, 그 맹렬한 기세 정도가 전편보다는 다소 약하다는 것이 중론. 그렇기에 다윗과 골리앗 싸움은 확실히 아닐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팽팽한 두 영화의 대적이 극장가를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최근 제 2의 전성기를 구가중인 정우성은 '신의 한 수'를 통해 수컷 냄새 풀풀 풍기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정우성은 극 중 복수에 목숨 건 전직 프로바둑기사 태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전작 '감시자들'에서 모처럼 악역 아닌 악역을 맡아 설경구-한효주의 반대 편에 섰던 그는 이번 '신의 한 수'에서는 다시 정의의 편으로 돌아와 날 것 그대로의 정우성 표 액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또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이범수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명성 그대로 관객을 전율하게 만드는 나쁜 놈을 스크린에 만들어냈다. 여기에 안길강,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등으로 이어지는 조연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보는 것도 '신의 한 수'를 만나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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