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안보겸 인턴기자] 옛말에 여자는 출가외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산이 변하듯 시대는 바뀌었다. 이제는 딸 가진 부모는 어깨에 힘주고 아들 가진 부모가 고개 숙이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백년손님이라던 사위는 처가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를 잡았을까?
TV 예능 프로 속 어떤 사위 한 명이 '백년손님'의 과거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버리는 모습으로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사위, 장모의 말을 툭툭 받아치는 데도 밉지 않고 참 착해보인다.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 장모를 향한 진심이 확실히 느껴진다.
의사 남재현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 장모, 이춘자 여사와 그의 친구들 ’후타삼‘을 데리고 포항시내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아들같은 사위‘의 표본을 몸소 보여줬다.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코스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식당 방문하기. 남재현의 장모는 식당에 들어사자 “나는 촌에 살아서 이런 게 입에 안 맞는다”고 말해 잠시 사위를 당황케 했다. 그러나 남재현은 곧 평정심을 찾고 차분히 주문을 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자 식당 직원들은 “음식이 나왔다”고 큰 소리로 외치자, 그의 장모는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냐”며 직원을 타박했다. 이어 장모는 계속해서 자신의 테이블에 음식이 오자 “죽으나 사나 우리 테이블에만 나오나. 이제 그만 가져와”라며 직원을 꾸중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모는 처음엔 “입맛에 안 맞는다”고 했지만 이내 주문한 파스타와 스테이크 피자를 폭풍 흡입하는 ‘먹방’을 선보여 남재현을 뿌듯하게 했다.
다음 코스는 ‘신발가게’ 방문이었다. 남재현은 장모를 데리고 신발가게로 가 “밭일 할 때도 젊은이들이 신는 이런 장화를 신어야 돼요”라며 장모에게 긴 레인부츠 한 켤레를 권했다. 이에 장모는 “이 사는 병 걸려서 큰 일이다”며 남재현을 다그쳤다. 그러나 이내 장모는 “이런 거는 밭일 할 때 못 신어”라며 거절하면서도, “짧아야 신기 편하다”, “나는 가벼운 신발이 좋다” 등 적극적으로 신발탐색에 나서 남재현을 뿌듯하게 했다. 남재현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말투와 웃는 얼굴로 장모의 말을 받아줬다.
신발탐색 후, 남재현은 장모와 후타삼을 데리고 ‘네일샵’을 방문했다. 장모는 “손이랑 발에 뭐 이렇게 돈을 쓰냐”며 “돈은 개같이 벌어서 비단같이 써야 한다”며 남재현에게 폭풍잔소리를 하자, 남재현은 “지금 비단같이 쓰고 있잖아요”라고 웃으며 말해 장모로 하여금 뿌듯한 미소를 짓게 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사진관을 찾았다. 평소 동네 친구들과 이런 시간을 즐겨보지 못 했던 장모는 재밌는 소품을 이용한 사진 찍기를 매우 신나했다. 그는 시종일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사진 촬영에 임했다. 이어진 비하인드 인터뷰에서 장모는 “정말 즐거웠다”고 하며 사위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런 사위 하나 있으면 못난 아들 백 트럭 싣고 와도 부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 방송이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능글맞게 '아들보다 더 아들 같았던' 사위의 장모사랑은 보는 이까지 기분 좋게 했다. 앞으로도 남재현의 행복한 장모사랑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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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