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소영 인턴기자]퓨전 사극 ‘조선총잡이’가 멜로와 액션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시청자들에게 두 배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탄탄한 기획과 안정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맛깔지게 어우러지면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덕분이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 4회에서는 총잡이들에게 납치된 연하(김현수 분)을 구하기 위해 윤강(이준기 분)과 진한(최재성 분)이 사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연하를 구해 먼저 말을 태워 마을로 보냈지만 진한이 총을 맞고 부상을 입어 작은 동굴에 숨어들어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국 총잡이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진한은 윤강의 목.칼을 빼들며 이들을 제압하려했지만 원신(유오성 분)의 총이 더 빨랐다. 칼보다 강력한 신식 무기인 총의 엄청난 위력을 짧고 굵게 진한과 시청자 모두에게 증명한 셈이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윤강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아버지를 보고 오열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윤강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죽은 진한이 수구세력의 무리들에 의해 대역죄를 뒤집어쓰고 임금이 진한은 물론 아들인 윤강까지 참수형에 처하고 연하는 노비로 만들 것을 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된 시련을 겪는 윤강의 곁에는 수인(남상미 분)이 있었다. 수인은 윤강에게 도망가기를 제안했다. 군사들을 피해 성의 외곽으로 향한 윤강은 수인을 먼저 내보낸 뒤 군사들과 마주해 무기 없이도 군사들을 제압하고 바람처럼 허공을 가르고 날아다니며 이준기의 ‘일지매’ 시절 못지않은 액션을 선보였다.
격렬한 액션연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윤강과 수인의 애틋한 로맨스는 계속됐다. 윤강은 자신이 탈배가 준비된 나루터로 수인과 함께 가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그는 수인과 밤마다 얘기하고 싶었던 게 난생 처음 가진 자신의 꿈이었다며 이제는 그저 꿈으로만 남겠다며 애달픈 마음을 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배 하나를 두고 윤강과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수인은 자신이 아끼던 나침반을 건네며 꼭 살아달라고 부탁했다. 수인은 “다시 만나면 헤어지지 않을 거다. 도련님의 꿈처럼 날마다 함께 할 거다. 허니 약속해라, 꼭 살아있겠다고”라며 윤강과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을 함께 겪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수줍게 감춰뒀던 두 사람은 이제 겨우 마음을 확인했으나 곧 작별이었다. 수인은 윤강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결국에는 떠나지 못하고 서있는 윤강을 향해 달려가 안겼다. 윤강 역시 꼭 살아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며 수인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며 슬픈 사랑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윤강은 총잡이에게 총을 맞으며 배에서 떨어졌고 이를 목격한 수인은 울부짖으며 충격에 빠진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선총잡이’는 사극에서는 드물게 4회 만에 키스신이 나올 정도로 빠른 전개로 이준기와 남상미의 이전 작품인 MBC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의 사랑을 보상하는 듯한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액션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방식은 자칫 극의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위험하지만, 여론을 보아하니 ‘조선총잡이’는 액션과 로맨스의 적절한 완급 조절을 통해 시청자들과의 ‘밀고 당기기’에 성공한 듯하다.
이미 증명된 바 있는 이준기, 남상미의 ‘특급 케미’와 세련된 액션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4회 말미 ‘칼잡이’ 윤강 도령에서 ‘총잡이’ 한조로 돌아온 이준기의 이야기와 여전히 윤강 도령을 그리워하는 수인, 남상미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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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조선총잡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