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받은 홍명보 감독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어떤 성적표가 필요할까? 그 성적에 따라 재계약 가능성도 있는 것일까.
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 대한 재신임을 발표, 2014 브라질 월드컵서 1무 2패로 16년만에 최악의 부진을 겪은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설득에 감독직을 유지하게 됐다.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 개인의 사태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홍 감독을 계속 지지하고 신뢰하기로 결정했다"고 재신임 이유를 밝혔다. 일단 아시안컵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 지휘봉을 맡긴다는 뜻이다.

이어 허 부회장은 "이미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을 마치고 난 뒤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회장님과 면담서도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협회는 월드컵 결과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다 .아시안컵서 아시안컵을 잘 이끌어 달라고 하며 설득했다"고 전했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기 체결되어 있는 홍명보 감독은 재신임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또 한 번 재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국은 아시안컵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우승을 하게 되면 대륙 대표로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드컵에 나설 수 있었지만 병역 문제가 해결되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축구협회와 선수들에게는 더 중요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마지막 기회가 될 아시안컵서는 우승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1956년과 1960년 1, 2회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은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1992년 대회부터는 결승진출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좋은 성적이 어떤 것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일단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물론 아시안컵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경질 당한 경우도 있었다.
직전 대회인 2011 카타르 아시안컵서 한국은 3위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일본과 4강전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원정으로 열린 경기서 이란을 꺾는 등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당시 조광래 감독은 손흥민(레버쿠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첫 출발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서 당한 1패로 인해 조광래 감독은 경질 당했다. 능력보다는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스폰서 외압 등이 이유였다. 비록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조광래 감독은 기대를 받은 것이 카타르 아시안컵이었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에게도 아시안컵에서 어떤 수준의 성적을 거둬야 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남은 기간 동안 A매치를 펼치고 새롭게 대표팀을 꾸려 맞이해야 할 호주 아시안컵서 한국은 이미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FIFA 랭킹으로 인해 톱시드를 받지 못해 개최국 호주와 한 조에 속했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서 호주가 보여줬던 어려움에 비해 월드컵 본선서는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따라서 조별리그서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줄지 의문이 생긴 마당에 과연 어떤 결과로 아시안컵을 마쳐야 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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