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2실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에이스의 투혼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피칭이었다.
더스틴 니퍼트(33, 두산 베어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6피안타 4실점했다. 올해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서 전승하며 2.35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던 니퍼트는 이날 역시 삼성을 맞아 흔들림이 없었다. 팀의 5-4 승리 속에 삼성전에서만 4승째를 거둔 니퍼트는 시즌 8승(6패)째를 수확했다.
1회초 탈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막아낸 니퍼트는 2회초에 첫 실점을 했다. 선두 최형우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것. 니퍼트는 3회초에도 이지영의 내야안타와 도루, 1사 후에 나온 야마이코 나바로의 2루 땅볼과 박한이의 좌전 적시타에 1점을 더 내줬다.

자신의 실점에 팀이 3-2로 쫓기자 니퍼트는 힘을 냈다. 채태인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니퍼트는 4회초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최형우를 비롯해 박석민, 이승엽까지 3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한 니퍼트는 4회까지 71개의 공으로 6탈삼진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5회초에도 흔들림 없던 니퍼트는 승리 요건을 갖췄다. 선두 박해민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 3개를 연속으로 던져 3구삼진 처리한 니퍼트는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김상수까지 3루 땅볼로 잡아냈다. 니퍼트는 승리 요건을 완성했다.
이후 니퍼트는 6회초와 7회초를 무난히 넘기고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박해민의 내야안타에 위기를 맞은 니퍼트는 1사에 좌중간에 떨어진 김태완의 안타와 대주자 강명구의 도루, 나바로의 2타점 중전 적시타에 실점이 4점으로 불어났다.
투구 수가 111개에 달한 니퍼트는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현승이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워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팀이 끝까지 리드를 지켜 니퍼트에게는 승리가 주어졌다. 8회 1사까지 혼자 끌고간 니퍼트의 공이 컸다.
기록상으로는 7⅓이닝 4실점으로 압도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볼넷 없이 탈삼진 8개를 솎아내며 피안타도 6개가 전부였다는 것을 보면 내용은 결과 이상으로 좋았다. 무엇보다 마무리가 빠진 상황에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에이스다웠다. 위기에서 마운드를 물려주기는 했지만, 니퍼트의 노력으로 두산은 불펜이 아웃카운트 5개만 잡고도 승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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