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 3년 차인 롯데 좌완투수 쉐인 유먼은 이제 곧잘 한국어를 구사한다. 정확한 문장을 갖춰 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단어를 조합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할 정도다.
최근에는 구장에서 만나는 여자 아나운서들에게 매번 "마이 보스 여자랑 돈 토크. 남자랑은 토크. 쏘리"라고 말하고 다니는 유먼이다. 하도 유먼이 여자 아나운서들이 더그아웃에 왔을 때 좋아하자 김시진 감독은 "넌 여자만 오면 그렇게 신나냐"고 한 마디를 했고, 유먼은 시무룩하게 만나는 여자 아나운서들마다 저런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걸 핑계로 여자 아나운서들과 한 번더 이야기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4일 사직구장에서는 새로운 말을 했다. '목동 답답'이다. 1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했던 유먼은 이날 가볍게 러닝훈련을 소화하면서 몸을 풀었다. 훈련을 마치고 난 뒤 더그아웃에 들어선 유먼은 김 감독을 바라보며 "목동 답답"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목동구장에서 유독 경기가 안 풀리는 롯데, 그리고 유먼이다. 롯데의 올 시즌 목동구장 성적은 1승 5패를 기록 중이고 유먼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5로 성적이 좋지 못하다. 1일 경기에서도 유먼은 6이닝 6실점으로 무진했다.
김 감독이 "아이구, 너만 그러냐. 나도 머리가 답답하다"면서 푸념하자 유먼은 능청스럽게 "예스터데이 패스(어제는 잊어버리고), 오늘 포커스(오늘에 집중하자). 투모로우 킥(내일 걱정은 날려버리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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