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힘 뢰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독일은 짧고 세밀한 패스로 대변되는 ‘패스의 팀’이 됐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4강에 올랐다. 세트피스와 제공권의 제왕인 독일이 한 방으로 4강에 올랐다.
독일은 5일(이하 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마라카낭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13분 터진 마츠 후멜스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미 16회 연속 8강 진출의 대업을 이뤄낸 독일은 남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 4강의 역사를 썼다.
알제리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겨우 이기고 8강에 올라온 독일이었다. 역시 고전했으나 어쨌든 90분 안에 승부를 본 프랑스에 비해서는 체력적으로 불리했다. 실제 독일의 운동량은 후반전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독일은 일사분란하게 전열을 유지하며 프랑스의 맹공을 막아내고 마지막에 웃었다. 그리고 딱 한 방으로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세트피스였다.
전반 13분 프리킥 기회를 얻은 독일은 크로스의 패스를 받아 후멜스가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미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은 기억이 있었던 후멜스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이었다. 사실 그 장면과 역습 외에는 빌드업 플레이에서 그리 위협적인 기회를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독일이라 더 가치가 컸다.
독일은 세트피스의 강국이다. 항상 힘과 높이에서는 장점이 있었다. 최근 패스 축구로 선회했지만 그들의 장점은 여전히 퇴색되지 않았다. 그리고 제공권은 항상 상대를 압도하곤 했다. 독일은 1962년 월드컵 이후 헤딩으로만 37골을 넣었다. 2위인 이탈리아가 19골이었고 3위 아르헨티나는 17골이었다. 압도적인 수치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만 한정시켜봐도 15골로 역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동안 어느 팀도 독일의 절반인 7골 이상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포르투갈전에서 후멜스의 골, 가나전에서 클로제의 골, 미국전에서 뮐러의 골이 세트피스나 혹은 세트피스에 이어진 직후 상황에서 나왔다. 스페인식 축구를 좇고 있는 독일이지만 그들이 ‘월드 베스트’인 부분은 분명 따로 있었다. 독일이 원래 장점과 새 장점을 접목해 통산 네 번째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