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해법, 정재훈-이현승 더블스토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05 06: 00

마무리 이용찬(25)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 두산 베어스가 더블 스토퍼 체제로 전반기 잔여경기를 소화한다.
이용찬 없이 치른 첫 경기인 4일 잠실 삼성전에서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7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남은 아웃카운트 5개는 이현승과 정재훈이 책임졌다. 이현승은 팀이 5-4로 쫓기던 8회초 1사 1루에 삼진으로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고, 9회초에 나온 정재훈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이날 경기 직후 송일수 감독은 팀의 마무리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정재훈이나 이현승을 쓸 것이다. 오늘은 이현승 다음에 정재훈이 나왔지만, 둘의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정재훈이 마무리를 하지만, 삼성과 같이 좌타자가 많은 팀을 상대할 때는 이현승도 마무리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찬이 없는 상황에서 정재훈은 누가 봐도 마무리 1옵션이다. 정재훈은 지난해까지 통산 135세이브를 거뒀고,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이브와 홀드 타이틀을 모두 가져본 베테랑이다. 또한 이현승은 좌타자가 많은 라인업을 상대하기 좋다. 올해 25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에 불과한 이현승은 좌타자 상대 피홈런이 없고, 좌타자를 만났을 때 삼진/볼넷 비율도 17/3으로 훌륭하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5차례나 해냈던 정재훈은 다시 마무리를 맡게 된 것에 대해 “중간과 마무리를 5번 정도 오갔던 것 같다. 그래서 별다른 느낌은 없다. 9회에 나와 던지는 불펜투수라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당분간) 상대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현승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요즘은 아프지 않아서 좋다. 이런 것이 오랜만이라 행복하다”며 보직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이현승은 “재훈이 형과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용찬이의 공백을 메우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지만, 이현승은 협력과 조화가 핵심인 더블 스토퍼 시스템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용찬 없는 첫 경기에서는 결과가 좋았다. 정재훈은 “첫 두 타자를 잡고 나서 조금 방심한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 세이브 하나를 추가했다. 시즌 첫 세이브였다. 이현승도 “올해 니퍼트의 승리를 2번이나 지키지 못해서 긴장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매우 급격한 변화인 만큼 둘 모두 약간의 부담은 갖고 있다. 정재훈은 “최고참이다 보니 부담은 있다. 그런 기분을 갖지 않으려 해도 생긴다”고 했고, 이현승은 “마무리는 군대 가기 전에 잠깐 해본 것이 전부라 부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무리 공백을 지우자는 생각은 같다. 10세이브를 하는 동안 4번의 블론세이브가 있었을 정도로 이용찬이 완벽한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마무리가 빠진 것은 비상이다. 정재훈-이현승 더블 스토퍼가 전반기에 찾아온 마지막 고비에서 팀을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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