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연애말고 결혼’, 추해서 더 현실 같은 한그루의 사랑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4.07.05 11: 32

[OSEN=정소영 인턴기자] 뻔하고 우아한 신데렐라의 사랑과는 확실히 다르다. 잠수탄 남자친구에게 끊임없이 전화하고 찾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그의 소식을 묻는 궁상을 떠는 한그루의 사랑방식은 추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 같다. 
지난 4일 첫방송된 tvN 드라마 ‘연애말고 결혼’에서 주장미(한그루 분)는 연인 이훈동(허정민 분)의 예의 없는 이별에 분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미의 결혼하자는 말에 질색하며 친구 공기태(연우진 분)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빠져나온 후 잠수이별을 택한다. 이에 이별을 수긍할 수 없는 장미는 300통이 넘게 전화를 걸고 훈동의 가게에 찾아오며 ‘쿨’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이를 본 기태는 훈동을 숨겨주며 장미에게 “난생처음 훈동이 녀석이 불쌍해 보긴 처음이다. 당신이 훈동이 돈보고 만나듯이 훈동이도 당신 얼굴과 몸매 보고 만난 거다”라고 말하며 독설을 퍼붓는다. 이에 장미는 자몽주스를 기태 얼굴에 뿌리며 “돈보고 좋아한 거 아니었다. 난 사랑이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주장미가 사랑할 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아이 같은 사랑을 하는 캐릭터임을 알렸다.  

훈동은 얼굴보고 직접 헤어지자고 말해주길 원했던 장미의 마지막부탁마저 가볍게 무시했다. 장미는 “고마웠다. 미안하다. 행복해라”라는 짧은 문자로 헤어짐을 고한 훈동의 문자에 소주를 ‘원샷’하고 그의 가게로 쳐들어간다. 술에 취한 장미가 맥주병을 들고 위협하자 겁먹은 훈동은 화장실로 도망가 경찰에 신고한다. 장미는 화장실 문을 두들기며 “네가 고작 딱 세 마디로 날 바보 만들었다는 거 내가 모를 까봐 그러냐. 넌 어떻게 문자 한 통으로 쓰레기통으로 쳐 박을 수가 있냐”라고 말하며 예의 없는 이별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이별에 대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장미의 대사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태가 장미를 저지하려하자 장미가 “나도 내가 지금 얼마나 추잡하고 꼴사나운지 안다. 그런데 어떻게 하냐. 난 니들처럼 깔끔하고 쿨하게 예의바르게 그게 잘 안되는데. 추잡하고 꼴사나워도 봐야할 사람은 봐야겠고 할 말은 해야겠는데. 나한텐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인데”라고 절규하는 대사는 이별을 겪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한 장미는 “같이 사랑해놓고 나 혼자 이별하라는거냐”라고 말하며 분노하다가 훈동의 겁먹은 표정을 보고 “얼굴 보니 이제 알겠다. 사랑도 나 혼자 했던 거다. 나만 사랑이었구나”고 말한 뒤 눈물을 쏟는 장면은 그 어느 드라마의 이별장면보다 현실적이며 솔직했다.
훈동의 신고로 인해 장미는 스토킹과 폭행 혐의로 법원 심판까지 받게 됐다. 기태의 도움에도 5만원 벌금형을 받게 됐다. “내 사랑의 죗값은 무단횡단보다 가볍고 호객행위보다 무겁다. 노상방뇨와 같은 사랑이 이렇게 끝났다. 이런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장미가 벌금을 지불하며 나오는 순간 흘러나온 이 내래이션이 장미의 안타깝고 처절했던 이별을 함축적으로 요약한다.
'연애말고 결혼'은 첫 방송부터 주장미라는 캐릭터의 ‘이별’에 대한 처절하지만 솔직하고, 추하지만 현실 같은 연기와 주옥같은 공감 어록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주장미역을 맡은 한그루의 내숭을 버리고 몸을 내던지는 연기가 주장미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게 만들었다. 이처럼 누구보다 ‘독한’ 이별을 겪은 주장미가 어떤 방식으로 실연을 극복하고 연우진이 연기하는 공기태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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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연애말고 결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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