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설운도와 그의 아들이자 엠파이어 멤버인 루민이 사랑이 묻어나지만, 표현이 서툴러 생기는 ‘현실 부자’의 티격태격을 보여줬다.
설운도는 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노래를 하며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아들 루민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날 이 부자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서로를 아끼지만 표현이 서툴러 발생하는 간극을 보여줬다.
설운도는 바쁜 일정으로 쓰러진 아들의 병문안을 갔다. 루민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전화 좀 하고 오지”, “머리 해야 한다”면서 당황했다. 설운도는 “환자가 머리도 흐트러져야지”라고 아들의 모습에 더 당황했다. 루민은 굴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손질했고 설운도는 “내가 잘못 가르쳤다”고 투덜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설운도의 잔소리에 루민이 반격에 나섰다. 바로 주름을 가리고자 끼고 있었던 알 없는 안경을 지적한 것. 결국 설운도는 투덜거리며 나갔고 루민은 “아빠가 삐쳤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귀여운 부자의 입씨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설운도는 집에서 루민에게 트로트를 불러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루민의 노래를 듣고 “넌 트로트 하지마라. 넌 태교가 트로트다. 아직까지 트로트 감각을 모른다면 트로트 자체가 안 되는 거다. 그냥 애들 노래 부르다가 대충 나이 들면 그만둬라”라고 독설했다.
설운도는 이어 “머리 아프다. 트로트 하지 마라”라고 덧붙였다. 루민은 “아빠 앞이라 긴장했다”고 평소에 잘하던 노래도 긴장해서 못한다고 털어놨다.
설운도와 루민은 오징어 순대 조리법을 두고도 티격태격했다. 아무리 서로를 아끼는 부자 사이지만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설운도의 폭풍 잔소리와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루민의 속내 고백은 진솔하게 다가왔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묻어났기 때문.
루민은 이날 “아버지는 트로트의 황제이고 4대 천왕인데 국민 가수다”라고 운을 뗀 후 “나는 그냥 가수다. 사실 내가 가수인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속에서 나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설운도 역시 “내가 가수를 하는데 있어서 가족은 울타리가 된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어느 ‘현실 부자’가 그렇듯 두 사람은 살갑진 않았지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표현돼 있어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특히 아들의 노래에 “세상 좋아진 거다. 이런 노래를 부르고도 가수를 한다는 게...”라고 애정 어린 조언을 하는 설운도의 모습은 아들을 걱정하는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
루민은 “‘사람이 좋다’를 통해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설운도는 30년 동안 트로트 가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후배들하고 경쟁하려면 노력해야 한다. 세월은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내가 세월의 끈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한편 이날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가수 설운도와 그의 아들이자 그룹 엠파이어 멤버인 루민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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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