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는 4강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23, AS모나코)의 이름은 찬란하게 빛났다. ‘축구황제’ 펠레(브라질) 이후 가장 뛰어난 득점 페이스로 대회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아직 로드리게스에게 남은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콜롬비아는 5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탈레사의 에스타디오 카스텔랑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1-2로 졌다. ‘에이스’인 네이마르는 거친 수비로 막아서는 데 성공했지만 두 중앙 수비수(티아구 실바, 다비드 루이스)의 득점을 막지 못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활약은 여전히 빛났다. 사실 악전고투였다. 브라질도 로드리게스 봉쇄에 사활이었다. 콜롬비아가 네이마르를 다룬 것 못지않은 거친 수비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빼어난 기술로 이 수비를 떨쳐내려고 애썼고 경기 막판까지 분전하며 진가를 드러냈다. 후반 35분에는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대회 6호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토마스 뮐러(이상 4골)와 격차를 하나 더 벌리며 득점왕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로드리게스는 이미 콜롬비아 월드컵 역사를 바꾼 선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콜롬비아 축구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오직 로드리게스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만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여기에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는 환상적인 왼발 슈팅을 비롯해 2골을 넣었고 8강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대회 모든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5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바우두(브라질)가 기록한 이후 로드리게스가 처음이다. 1골도 어려운 슈퍼스타들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그 난이도를 실감할 수 있다.
득점 페이스도 역대 두 번째로 빠르다. 로드리게스는 만 22세 357일에 월드컵 6호골을 쏘아 올렸다. 월드컵 역사에서 로드리게스보다 어린 나이에 6번째 골을 터뜨린 이는 오직 ‘축구황제’ 펠레 뿐이었다. 펠레는 만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6골을 넣었는데 당시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넣은 두 번째 골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7세 249일이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로드리게스가 슈퍼스타의 출현을 알린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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