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벨기에] 메시 마법, 아르헨티나 ‘8강벽’도 허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05 17: 56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만 두 차례를 기록한 자타공인 축구 강국이다. 그러나 1990년 이후로만 시계를 맞춰본다면 체면이 구겨진다. 4강에 한 번도 못 갔기 때문이다. 그런 아르헨티나를 구하기 위해 리오넬 메시(27, 바르셀로나)가 나선다.
아르헨티나는 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부터 브라질리아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에서 벨기에와 8강전을 치른다. 16강전에서 스위스를 어렵게 꺾고 올라온 아르헨티나는 또 하나의 유럽팀인 벨기에를 맞아 반드시 승리를 거두고 4강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는 각오다.
아르헨티나의 각오가 이렇게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월드컵에서 4강에 가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당시 결승전에서 서독에 져 준우승에 머문 이후 8강이 최고 성적이다. 항상 ‘우승후보’라는 이야기를 듣는 팀임을 생각할 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오래간만에 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전 국민적인 기대도 대단하다. 이번에도 4강에 못 가면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994년 미국 대회 때는 루마니아의 돌풍에 밀려 16강에서 탈락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게오르그 하지의 예술적인 슈팅에 한 골을 더 먹은 끝에 2-3으로 졌다. 1998년 프랑스 대회 때는 네덜란드에 1-2로 졌다.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 숱한 화제를 만들어낸 뒤 8강에 올랐지만 경기 종료 직전 데니스 베르캄프를 놓치며 결승골을 허용했다.
2002년 한일 대회 때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2006년 독일 대회 때는 개최국 독일에 8강서 승부차기 끝에 졌다. 승무차기 무패를 자랑하는 두 팀의 대결이었지만 아르헨티나보다는 독일의 키커들이 더 냉정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도 독일에 밀려 8강서 탈락했다. 독일의 빠르고 젊은 공격수들은 아르헨티나의 뒷공간을 완벽하게 파고들며 4골을 선물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더 남미 선수 같았던 한 판이었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4강행을 이뤄낸다면 1990년 이후 24년 만의 4강행인 셈이다. 기대주는 역시 메시다. 세르히오 아게로가 부상으로 고전 중이고 곤살로 이과인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아르헨티나다. 앙헬 디 마리아가 분전 중이지만 디 마리아는 슈팅 대비 골수(23개 시도/1골)가 너무 적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쾌조의 컨디션으로 아르헨티나를 먹여 살리고 있는 메시가 다시 한 번 번뜩여야 한다.
이번 대회는 ‘메시를 위한 월드컵’의 기분이 난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를 16강에 올려놓은 메시는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도 그림같은 어시스트로 디 마리아의 결승골을 도왔다. 마치 1986년 멕시코 대회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가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며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견인한 것과 비슷하다. 오히려 기록은 당시 마라도나보다 메시가 못할 것이 없다. 벨기에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을 고려하면 아르헨티나는 또 한 번의 ‘메시 마법’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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