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제 때 쓸 수가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제 5회 니베아맨 컵 전국 생활체육인 야구대회’에서 우승도 넘볼 전력으로 평가 되던 ‘클럽 불리츠(Club Bullets)’의 사정이 그랬다.
5일 경기도 양평 한국야구아카데미 야구장에서 열린 ‘제 5회 니베아맨 컵 전국 생활체육인 야구대회’ 32강전에서 클럽 불리츠가 ‘풍산 화이터스’의 일격을 받고 쓰러졌다. 좋은 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피로누적으로 적시에 활용할 수 없었던 점이 한스러웠다.
강팀으로 분류 되던 풍산 화이터스와 클럽 불리츠는 기대대로 2회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힘의 균형은 불리츠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3회 갑자기 무너졌다. 불리츠의 감독이자 선발투수인 심형섭이 첫 타자 서주민의 좌익선상 2루타를 시작으로 4타자에게 3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불리츠의 선택은 에이스 김재영으로 갈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믿었던 김재영은 3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 2개와 안타 한 개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내외야 수비 불안도 겹쳤다. 결국 불리츠는 김재영을 다시 내리고 물러났던 선발 심형섭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한번 불이 붙은 풍산 타선은 기세를 멈추지 않고 몰아붙여 3회에만 10점을 올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심형섭 불리츠 감독은 경기 후 “김재영이 최근 주말마다 경기를 소화하느라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이른 강판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영에 대응하는 풍산 화이터스의 전략도 적중했다. 홍용석 풍산 감독은 “김재영의 구위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서 타자들에게 ‘스트라이크 존을 좁게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풍산의 이 같은 작전은 김재영을 일찍 끌어내리고 대량 득점의 발판이 됐다.

연예인팀인 ‘폴라베어스’는 ‘JD torrents’ 김기영의 노련한 마운드 운영에 고전했으나 힘으로 눌러 승리를 따냈다. 또한 선발과 마무리 투수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대회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폴라베어스는 선발 민대홍, 중간 이광일, 마무리 성유빈으로 이어지는 투수 로테이션으로 실점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썼다. 타선에서는 2-3으로 밀리던 3회 1사에서 송호범 박선웅 박정재 이창용이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4득점 해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이무영 폴라베어스 감독은 “내주에 있는 연예인 야구대회를 대비해 선수 운용을 폭넓게 한 게 수비실책도 잦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었다. 상대 선발 투수의 구위가 뛰어나 타선이 애를 먹었다. 선수들 일정이 불규칙한 연예인 팀이다 보니 전력 유지를 위해 선발 3명, 마무리투수 2명으로 투수진을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야구단의 강자 ‘알바트로스’는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알바트로스를 좌절시킨 ‘지오스포츠’는 2002년 창단 된 분당 성남 광주 지역의 강자다. 작년 ‘분당 엔젤스’에서 이름을 바꾼 지오스포츠는 전국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광주 SF리그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지오스포츠는 2회부터 타자일순하며 장단 4안타와 2사사구로 5점을 빼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부터 매회 3, 4점을 뽑은 지오스포츠는 알바트로스를 15-6으로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지오스포츠 박영조 감독은 “알바트로스가 연예인 팀이지만 전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알고 남양주에 있는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왔다. 다행히 투타에서 밸런스가 맞아 어려운 상대를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바트로스 조연우 감독은 “상대 전력이 워낙 뛰어나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졌지만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64강전을 부전승으로 올라온 ‘MG 청풍’과 ‘그램퍼스(Grampus)’전에서는 그램퍼스가 초반 대량실점의 위기를 극복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올렸다. 그램퍼스는 2-5이던 3회 대거 8점을 뽑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마운드에서는 1회부터 선발투수를 구원한 장길성이 MG 청풍 타선을 틀어막으며 팀을 구했다.
발 빠른 주자들이 많아 ‘뛰는 야구’로 유명한 청풍은 주자들이 1회를 제외하고는 주자들의 진루가 뜸해지면서 특기를 살릴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06년 인천지역 금강미디어 운영자들이 주축으로 창단 돼 최근 팀 이름을 바꾼 그램퍼스의 조경수 감독은 “상대 팀들이 우리 팀 전략을 예상하고 있어서 언더스로우 투수를 내세웠는데 그게 초반 불안 요인이 됐다. 다행히 경기 후반 투타가 안정을 찾아 어려웠지만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레드불스jr’도 ‘불철주야’를 맞아 역전승을 일궈내며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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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베어스 성유빈이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난적 클럽 불리츠를 꺾은 풍산 화이터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마지막 사진은 패색이 짙은 5회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는 알바트로스 감독 조연우.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5일 전적
▲32강전(양평 한국야구아카데미야구장)
JD torrents 5 - 7 폴라베어스
풍산화이터스 12 - 3 club bullets
레드불스 Jr 8 - 9 불철주야
MG 청풍 5 - 10 그램퍼스(Grampus)
지오스포츠 15 - 6 알바트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