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이 열린 탄산음료였지만 청량감이 넘쳤다. ‘무한도전’이 이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개막한 까닭에 출전 과정 방송이 다소 심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오늘(5일) 예선 결과가 공개됐지만, 이들이 KSF에 출전하기까지 흘린 피땀 어린 노력과 불타는 경쟁심, 그리고 아름다운 도전 정신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안겼다.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5일과 6일 인천 송도에서 진행되는 KSF의 출전 과정이 공개됐다. 사실 이날 오후 방송과 관계 없이 멤버들은 대회에 출전했고 그 결과 유재석, 정준하, 하하가 결승에 진출했다. 노홍철은 추가선발전까지 참가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이 같은 소식은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때문에 강력한 ‘스포일러’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무한도전’은 이날 출전 과정을 공개했다. 그야말로 방송에는 악조건이었다. 이미 경기가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 경기 결과가 공개된 상황이 아니던가. 다소 밋밋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한도전’은 이들이 수개월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집중했다. 레이싱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구성과 멤버들의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가 맞물리며 시청자들을 스피드 경쟁으로 이끌었다.

일단 멤버들은 경기 출전용 차량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송도 서킷은 곡선 구간이 많아 위험천만했다. 연습만이 살 길이었다. 박명수, 정형돈, 노홍철은 마지막 출전권을 걸고 대결을 벌였다. 이미 두차례의 선발전을 통해 유재석, 정준하, 하하는 출전권을 획득한 상황이었다.
수동 운전을 이번 레이싱 연습을 통해 처음 해본 노홍철과 유재석과 함께 에이스로 불렸던 박명수, 꾸준한 노력으로 출전 티켓을 노리는 정형돈의 피말리는 승부가 펼쳐졌다. 특히 정형돈은 앞선 3번의 대결에서 비운으로 탈락한 경험이 있어 이번 대결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노홍철이 마지막 선발 멤버가 됐다. 실력은 정형돈이 뛰어났지만 실전에서 약했다. 이유는 ‘연두부 멘탈’로 불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정형돈의 짙은 아쉬움은 뭉클함을 안겼다. 이로써 자체선발전을 통해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하하가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제 멤버들의 승부욕은 불타올랐다. 정준하는 유재석을 꺾겠다는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그만 가드레일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친 곳은 없었지만 그만큼 레이싱에 대한 열의는 뜨거웠다. 멤버들은 죽어라고 연습을 했다. 서로에 대한 걱정과 묘한 경쟁심이 공존한 레이싱 연습이었다. 안전을 당부하면서도 기록 단축을 위해 몰두하는 멤버들 덕에 서킷은 뜨거워졌다.
노홍철은 고질병인 시동 불발로 애를 먹었다. 수동 기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벌어진 일이었다. 멤버들도 애간장이 탔다. 경쟁이었지만 그래도 9년 의리는 끈끈했다. 하하 역시 유재석, 정준하라는 에이스들의 경쟁과 달리 자신과의 경쟁에 돌입했다. 노홍철과 하하는 약체로 평가됐지만 이들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이를 악무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실전을 거쳐가며 멤버들은 성장했다.
긴장감이 감도는 속도 경쟁 속에 시청자들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웃음기를 살짝 포기한 채 멤버들의 노력을 담았던 까닭에 몰입도는 높았다. ‘무한도전’은 오는 6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노홍철이 탈락한 가운데 유재석과 정준하는 세미 프로 클래스에 참가하고, 하하는 아마추어 클래스에서 달린다. 막강한 에이스였던 유재석이 차량 결함으로 인해 예선 최하위 성적을 거둔 가운데 ‘무한도전’ 레이싱 도전의 끝이 어디를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