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빠진' 브라질, '펠레 빠졌던' 1962 재현할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06 04: 45

우승후보 브라질에 악재가 닥쳤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자 브라질의 에이스인 네이마르 다 실바(22)가 부상으로 남은 월드컵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에 위치한 카스텔라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 콜롬비아와 경기서 후반 42분 후안 카밀로 수니가에게 등 부분을 가격당해 쓰러졌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눈물까지 흘린 네이마르는 결국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경기서 2-1 승리를 거둔 브라질은 지난 2002년 이후 홈서 42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4강에 진출했지만, 부상을 당한 네이마르가 척추 골절로 남은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에이스를 잃는 위기에 처했다. 브라질은 공격의 선봉장 네이마르 없이 4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넘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네이마르의 부상은 1962 칠레월드컵 때 원조 '축구황제' 펠레(74)의 부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현재 네이마르와 같은 22세의 에이스였던 펠레는 조별리그 2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골키퍼인 빌리암 슈로이프와 충돌, 부상을 당해 팀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며 대회 우승후보로 손꼽힌 브라질은 펠레의 부상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았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스페인을 만나 힘겨운 경기를 펼치다 간신히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오르는 등, 펠레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그러나 브라질은 보란듯이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펠레의 공백을 대체한 가린샤의 맹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린샤는 바바와 함께 4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고, 이로써 이탈리아(1934·193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월드컵 2연패 달성의 위업을 쌓았다.
네이마르가 빠진 브라질이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1962년의 가린샤처럼, 네이마르 대신 활약해줘야할 스타가 필요하다. 8강전까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프레드, 혹은 네이마르의 대체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하미레스 등 누구라도 상관없다. 브라질의 공격 활로를 뚫어줄 '또다른 영웅'이 필요하다.
펠레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962년 대회를 언급하며 브라질의 우승을 기원했다. 펠레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네이마르는 내가 있었던 산토스FC에서 자랐다.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 더 이상 브라질팀에서 뛸 수 없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이어 펠레는 "나 역시 지난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다쳤고 나머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러나 신은 브라질이 우승하도록 도왔다"면서 "나는 이번에도 우리 브라질에게 이번 월드컵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우승까지 남은 경기는 2경기. 최우선 과제는 역시 4강 돌파다. 과연 브라질이 네이마르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고 '어게인 1962'를 달성할 수 있을까. 브라질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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