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승' 숨은 공신, 기본에 충실했던 용덕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7.06 08: 35

롯데 자이언츠가 9회말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대역전승을 거뒀다. 3타수 3안타 2타점 1홈런을 친 황재균, 9회 동점타와 끝내기 득점을 올린 손아섭 모두 역전승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롯데의 뒤집기 한 판에는 포수 용덕한이라는 조연이 있었다.
롯데는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전에서 8-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9회말 3점을 내면서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사실 승부처는 9회초 SK 공격이었다.
롯데는 9회초 최대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대성은 첫 타자 김강민을 유격수 오승택의 송구실책으로 1루까지 보냈고 이어 조동화를 중전안타, 임훈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 몰렸다. 위기에서 최대성은 삼진 3개를 연달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고, 덕분에 9회말 역전극이 탄생했다.

그런데 사실 롯데는 9회초 1점을 실점할 뻔했던 장면이 있었다. 오승택의 송구는 1루수 박종윤의 왼쪽으로 빠져나갔고 더그아웃 쪽으로 향했다. 발빠른 김강민은 충분히 2루까지 뛸 수 있는 상황임에도 1루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포수 용덕한이 빠르게 백업을 들어가 악송구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만약 김강민이 2루에 갔다면 바로 다음에 이어진 조동화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을수도 있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김강민이 2루에 있었다면 유격수나 2루수가 2루 베이스쪽에 더 붙어있었을 것이고, 조동화의 안타는 땅볼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포수가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한 덕분에 롯데는 추가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용덕한은 이날 타석에 들어가지 않고도 승리에 도움이 되는 걸 보여줬다. 경기 후 만난 용덕한은 "포수라면 당연히 백업 들어갈 상황이었고 공이 마침 나한테 왔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용덕한은 "만약 2루에 갔다면 (조동화 안타 때) 홈에 주자가 들어왔을 것"이라며 살짝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올해 용덕한의 성적은 33경기 출전, 32타수 8안타 3타점이다. 롯데가 치른 71경기 가운데 용덕한은 6경기에만 선발 출전을 했다. 백업포수라고 해서 체력소모가 덜한 건 아니다. 만약 주전포수가 마지막 타자로 나갔다면 포수장비를 갈아입는 사이 투수들의 공을 받아줘야 한다. 불펜에서도 투수들이 몸을 푸는 데 도와줘야 하는 건 기본이다. 용덕한과 같이 기본에 충실한 선수가 많은 팀이 진짜 강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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