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기록 행진, 새삼 대단한 박찬호 발자취 위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6 08: 35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연일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 투수 관련 기록에서 그의 이름이 곳곳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커쇼의 기록 행진과 함께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코리안특급' 박찬호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다저스의 에이스로 군림한 박찬호는 여전히 다저스 투수 역사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커쇼를 통해 새삼 박찬호가 걸어온 발자취의 위엄이 느껴진다.
▲ 33이닝 연속 무실점

커쇼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 8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10승보다 더 주목받은 건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이었다. 커쇼는 지난달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4회부터 이날까지 무려 36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다저스 투수 역대 3위로 올라섰다. 1위는 오렐 허샤이저의 59이닝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커쇼가 뛰어넘은 다저스 투수 중 하나가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지난 2000년 9월20일 애리조나전 1회부터 2001년 4월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1회까지 3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구위로 4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의 위력을 떨쳤다. 비록 커쇼에 의해 한 계단 내려왔지만, 박찬호의 33이닝 연속 무실점은 샌디 쿠팩스와 함께 다저스 투수 공동 7위의 기록으로 여전히 비중있는 위치에 있다.
▲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커쇼는 지난달 부상 복귀 후 7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단숨에 10승의 고지를 점했다. 지난 2010년 13승을 시작으로 2011년 21승, 2012년 14승, 2013년 16승에 이어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다저스 투수로는 역대 24번째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투수.. 커쇼에 앞서 23명의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투수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박찬호다.
박찬호는 다저스 소속으로 1997년 14승, 1998년 15승, 1999년 13승, 2000년 18승, 2001년 15승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당시 기준 다저스 사상 22번째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박찬호와 커쇼 사이에 이 기록을 달성한 투수는 2007~2012년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채드 빌링슬리가 유일하다. 1990년대 이후로는 라몬 마르티네스(1993~1997)에 이어 박찬호·빌링슬리·커쇼 등 4명 뿐이다.
▲ 월간 50+K, 연속 시즌 200K
커쇼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경기에서 44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61개를 기록했다. 다저스 투수가 한 달에 탈삼진 50개 이상을 기록한 건 2000년 이후 처음이었다. 커쇼 이전 투수가 또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2000년 9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5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로부터 14년 만에 처음으로 커쇼가 월간 50개 이상 탈삼진을 기록한 다저스 투수가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커쇼는 2010~2013년 4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 시즌을 보냈다. 커쇼 이전에 2년 연속 이상 200탈삼진 시즌 투수도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2000년 217개, 2001년 218개로 2년 연속 200탈삼진 시즌을 펼쳤다. 그 이후 커쇼가 나오기 전까지 다저스의 마지막 '백투백 200+K' 투수였다. 커쇼와 박찬호 포함 다저스에서 연속 시즌 200탈삼진 투수는 10명밖에 없다.
▲ 다저스 통산 84승
커쇼는 최근 7연승과 함께 통산 승수를 87승으로 늘렸다. 지난 2008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커쇼는 7시즌 만에 통산 87승을 올리며 구단 역대 통산 승수에서도 25위로 발돋움했다. 최근 7연승 과정에서 4명의 투수들을 제쳤는데 그 중에는 박찬호가 포함돼 있었다.
박찬호는 1994~2001년 그리고 2008년 총 9시즌을 다저스에서 뛰며 84승을 올렸다. 이는 다저스 구단 역대 승수 27위. 커쇼에 의해 26위에서 27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하지만 박찬호의 84승은 1990년대 이후 데뷔한 투수로 한정하면 커쇼에 이어 다저스 2위에 해당한다. 다음이 빌링슬리와 노모 히데오의 81승. 다저스에서 박찬호처럼 꾸준하게 임팩트 있는 투수는 커쇼 뿐이다. 박찬호의 위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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