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덴헐크 괴력, 0점대 WHIP-1할대 피안타율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6 07: 27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새러운 척도가 되는 게 이닝당 출루허용을 뜻하는 WHIP이 수년 전부터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투수의 구위를 보여주는 피안타율도 있다. 이 두 가지 기록에서 1위를 달리며 압도감을 자랑하고 있는 투수가 있으니 바로 삼성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29)다.
밴덴헐크는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⅓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9승(2패)째를 올리며 평균자책점을 3.35로 낮췄다.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3위에 올랐지만 세부적인 기록에서는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 WHIP 1.00, 피안타율 2할7리로 2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수성했다.
주목해야 할 기록은 역시 WHIP. 지난해 밴덴헐크 WHIP는 1.22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중에서 5위로 수준급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1.00까지 낮추며 2위 코리 리오단(LG·1.17)을 멀찍이 따돌린 1위다. 지금 페이스라면 2000년대 밀레니엄 시대 이후 최초의 규정이닝 0점대 WHIP 진입도 가능하다.

가장 최근 0점대 WHIP 투수는 1999년 삼성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당시 마무리 보직에도 138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위와 함께 WHIP 0.88을 기록했다. 그 이후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0점대 WHIP 기록한 투수는 없다. 선발투수중에서는 1996년 해태 조계현의 0.99가 마지막일 만큼 오래된 기록이다.
피안타율도 압도적이다. 2할7리의 피안타율로 1할대 진입을 기대해 볼 만한 페이스. 가장 마지막 규정이닝 1할대 피안타율 투수는 2000년 한화 구대성과 삼성 임창용. 그해 구대성은 1할7푼8리, 임창용은 1할8푼8리의 피안타율로 짠물 피칭을 펼쳤다. 그런데 두 투수 모두 선발이 아니라 마무리였다.
선발로는 1995년 LG 이상훈이 마지막 1할대 피안타율 투수로 남아있다. 그해 이상훈은 228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율이 1할8푼8리에 불과했다. 밴덴헐크의 페이스라면 14년만의 1할대 규정이닝 피안타율을 기대할 수 있다. 5월 이후 10경기에서 밴덴헐크의 피안타율은 1할9푼6리로 2할이 안 된다.
가장 최근 0점대 WHIP에 근접한 투수는 2012년 KIA 윤석민으로 1.00이었다. 1할대 피안타율은 2012년 두산 노경은이 2할4리로 다가섰지만 끝내 넘지 못했다. 2년 전과 달리 올해 극심한 타고투저 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밴덴헐크의 기록이 더욱 돋보인다. 157km 광속구에 제구까지 안정돼 빈틈이 없다.
한편 역대 외국인 투수 중 WHIP-피안타율 모두 1위를 차지한 건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가 유일하다. 그해 리오스는 WHIP 1.06, 피안타율 2할2푼3리를 기록했다. 22승 평균자책점 2.07로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즌 MVP를 차지했는데 세부 기록만 놓고 보면 당시 리오스보다 밴던헬크가 더 좋다. 과연 밴덴헐크가 2000년대 첫 0점대 WHIP, 1점대 피안타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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