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승리를 놓쳤던 전남 드래곤즈와 하석주 감독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분히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전남은 지난 5일 오후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3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서 전반 13분 만에 2골을 먼저 넣었지만 거푸 2골을 허용하며 2-2로 아쉽게 비겼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9분 이종호의 왼발 터닝 선제골과 전반 13분 스테보의 헤딩 추가골이 나왔을 때는 대승도 가능해보였다. 전남의 공격력이 워낙 매서웠다. 하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에이스 1명에게 당했다. 상대 공격수 몰리나는 이날 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전남이 2-1로 앞서던 후반 39분 중거리 슈팅 허용은 뼈아팠다. 워낙 궤적이 좋아 김병지 골키퍼로서도 손 쓸 도리가 없는 통한의 동점골이었다.

하석주 감독은 경기 후 "홈에서 먼저 2골을 넣고 비기니 정말 아쉽다. 재밌는 경기를 펼친 것으로 위안을 삼겠다"면서도 "우리가 우승이나 상위권에 들려면 2-0으로 앞서다가 2-2를 허용하면 절대로 안된다. 도리어 3-0이나 4-0을 만들어야 한다"고 리드를 지키는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강조했다.
하 감독은 이어 2014 브라질월드컵이 K리그 흥행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K리그 선수들의 활약이 좋았다. 이제 K리그 관중이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감독과 선수들도 신이 나 축구를 할 수 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모든 팬들이 경기장에 와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도록 박진감 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홈에서는 지더라도 골도 많이 나고 재밌는 경기를 한다"며 신명나는 축구를 강조했다.
하 감독은 K리그 클래식의 경쟁 구도도 논했다. 강등권 사투,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6위), ACL 진출권(3위) 등을 놓고 저마다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 감독은 "클래식 팀들 모두 저마다의 목표를 갖고 사력을 다하다 보니 승점을 따기가 쉽지 않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라며 "7월에 최소 2승 2무 1패나 3승 2패를 목표로 잡았었다. 서울전을 이겼으면 4경기를 조금 더 편안히 했겠지만 비겨서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도 전남은 아쉬운 무승부를 딛고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하 감독은 "레안드리뉴는 부상에서 회복해 운동한 지 3일이 지났다. 1경기 정도 더 지난 뒤 교체 출전을 노릴 것"이라며 "외국인 공격수 크리즈만과 발 빠른 이인규 등도 재활 중이다. 7, 8월에는 덥기 때문에 빠른 선수들이 필요하다. 이 선수들이 합류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희망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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