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홈런 공장이 재 가동 되었을까. 아니면 콜로라도 로키스 타자들의 노림수가 통했나.
6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한 LA 다저스 우완 선발 투수 댄 해런이 또 홈런에 무너졌다. 시즌 9승 달성에 실패한 것은 물론이고 6월 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한 달여 만에 패전 투수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해런은 1회 초 팀 공격라인이 2점을 먼저 뽑아줬지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동점을 허용했다. 조시 러틀리지와 코리 디커슨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2,3루로 몰렸고 놀란 아레나도의 유격수 땅볼 때 한 점, 이어진 2사 2루에서 윌린 로사리오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줘 2-2 동점이 됐다.

3회에는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먼저 잡아놓고도 3점을 내줬다. 저스틴 모어뉴 2루타, 윌린 로사리오의 좌전안타가 이어진 뒤 드류 스텁스가 우월 3점 홈런으로 해런의 어깨를 처지게 했다. 볼카운트 0-2에서 들어온 높은 직구(89마일)를 밀어친 것이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두 번째 홈런은 5회 나왔다. 선두 타자 코리 디커슨이 만들었다. 초구 85마일짜리 낮은(좌타자이므로 당연히 몸쪽으로 휘어지는)커터는 파울 볼이 됐지만 이어 던진 높은 커터(85마일)는 배트에 걸려 우측 담장을 넘었다. 해런이 올 시즌 선발 등판 18경기에서 6번째 멀티홈런을 허용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콜로라도 타선은 해런의 직구와 커터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스플리터, 너클커브 등 해런의 다른 구질은 ‘외면’한 채 직구와 커터에 집중적으로 배트가 나오는 모습이었다.
이날 해런이 허용한 홈런 2개 포함 안타 10개 중 9개가 직구 아니면 커터를 공략한 것이었다. (6회 드류 스텁스의 내야안타만 83마일 짜리 스플리터) 해런의 직구는 86마일~88마일 안팎에 그친다. 커터는 85마일 짜리도 있지만 87마일짜리도 있다. 원래도 커터는 빠른 속도로 들어와 직구처럼 생각하게 만들지만 마지막에 옆으로 휘어 배트 중심에 맞히기 어려운 구질이다. 하지만 타자 입장에서 보면 직구나 마찬가지의 타이밍으로 배트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해런 처럼 직구 자체가 느린 선수들의 볼은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훨씬 수월하다. (95마일 직구를 던지던 시절의 마리아노 리베라가 커터를 던질 때와 비교해 보면 상상하기 쉽다)
더욱 불운하게도 이날 해런의 투구가 높은 쪽으로 많이 들어갔다. 해런은 낮으면서도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공략하는 피칭이 일품인 선수다. 홈플레이트에 걸쳐 들어오는 낮은 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이날은 높게 제구 된 볼들이 많았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해런은 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안타와 볼 넷 각각 1개씩만 허용하면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8승째를 올렸다. 이날은 홈런을 내주지 않아 5월 13일 마이애미 말린스전부터 이어오던 9연속 경기 피홈런 기록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다시 홈런 2개를 내줬고 6회 1사 3루에서 제이미 라이트와 교체됐다. 5.1이닝 동안 10피안타 8실점(8자책점)으로 올 시즌 자신의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투구수는 105개. 평균자책점이 4.06으로 치솟았다. (전날까지 3.57)
삼진 8개로 올 시즌 자신의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지만 원래 노림수라는 것은 모아니면 도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한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올 시즌 6번째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는 것. 다저스 선발진은 5월 27일 이후 39경기 째 볼넷 허용 2개 이하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