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다시 '대세'가 된 배우들이자 15년 절친이다. 푸릇푸릇한 신인 배우의 발견도 즐거움이지만, 최고의 스타를 작품 속에서 재발견하는 것 만큼 큰 재미는 없다. 특히 친한 두 스타가 동시기에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도 일면 돋보인다.
이정재에겐 최근 선보인 몇몇 작품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영화 '도둑들', '신세계', 그리고 '관상'.
2012년 130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영화 흥행사를 갈아치운 '도둑들'에서 이정재는 야비하면서도 능글능글 섹시한 뽀빠이 역을 맡아 열연, '이정재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시금 이정재 특유의 매력을 대중 앞에 한껏 과시한 계기가 됐다.

이어 2012년 개봉, 황정민-최민식과 함께 호흡을 맞춘 '신세계'를 통해서는 선 굵은 남자로서의 매력과 배우로서 갖고 있는 진중함을 보여줬다. 파닥파닥 살아 숨쉬는 황정민 캐릭터와 묵직함 카리스마의 최민식 캐릭터 사이에서 뚝심있게 극의 중심을 잡았다.
더불어 지난 해 개봉해 900만여명을 동원한 '관상'은 그의 섹시한 매력의 폭발이었다. '이 같은 수양대군은 없었다'란 극찬 속 영화의 주조연 구분이 얼마나 덧없는가를 새삼 느끼게 했다.
이후 각종 장르의 CF를 섭렵하며 여실히 '대세'임을 입증한 그는 데뷔 이후 변함없는 면모 속 '위버섹슈얼'(남성미와 함께 부드럽고 세련된 매너를 지닌 남성)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격투기 선수로 변신한 영화 '빅매치'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30세대의 워너비 아이콘인데다 40대에게는 희망과 자극을 주는 또 한 명의 남자 배우는 정우성이다. 여러 방송을 통해 그에게 집착하는 일반 남성들이 있음이 알려졌듯, 그는 여성 뿐 아니라 남심을 흔드는 대표적 스타다.
정우성을 새롭게 보게 한 영화는 지난 해 개봉해 550만여명을 동원하며 흥행작이 된 '감시자들'. 이 영화는 정우성의 악역 도전이란 점에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마음을 뺏는 악역. 잘 생긴 얼굴에 서늘한 표정과 댄디한 느낌은 마치 매끈한 할리우드 악역 스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국적 악역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새로운 모습이기도 했다.

이어 최근 개봉한 '신의 한 수'에서 그는 한국에서 액션을 가장 잘 하는 남자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한 충실한 증명을 해보이고 있다. 초반부 어리바리한 모습에서 새하얀 슈트를 입고 핏빛 액션을 구사하는 장면까지. 긴 팔 다리에 클로즈업만으로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얼굴은 다른 이들이 모방할 수 없는 매력이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도 스쿼트를 할 정도로 꾸준히 해 오는 등 철저한 자기 관리가 이 영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신의 한 수'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12세 관람가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로 그 출발을 알렸다. 여름 극장가의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델 활동 시절부터 동기로 지내오다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대한민국 대표 절친으로 자리매김한 두 사람은 서로를 존대하는 면모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을 한 영화에서 보고 싶다는 것은 대중 뿐 아니라 관계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지난 해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깊은 우정을 보여주는 두 남자는?'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나이듦에 따라 외모 뿐 아니라 더욱 성숙한 연기력이 만개, 데뷔 시절과는 또 다른 존재감으로 한국 영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고무적이기도 하다. 아직 미혼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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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