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멤버였던 최용수(41) FC 서울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실패한 홍명보호를 향해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최 감독은 지난 5일 전남과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후배들이 과거 한국 축구의 특징이자 강점이었던 투혼을 발휘해주길 바란다며 월드컵 실패를 통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축구계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K리그에서 희망을 찾자고 말했다.
최 감독은 "월드컵 준비과정부터 마무리까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해 빨리 봉합해야 한다"면서 "잘한 것은 유지하고, 잘못한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1994년 미국 대회 이후 한국에서 월드컵 인기가 높아졌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성공을 거뒀지만 지금처럼 과도기도 있어야 한다. 30년, 50년을 크게 보고 멀리 봐야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이상에서 빨리 빠져나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후배들에게 실종된 투혼을 강조하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임생,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황선홍의 붕대 투혼이 있었다. 우리는 벤치에서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3전 전패를 당해도 상관없다. 한국다운 축구를 보여주면 된다. 한국만이 갖고 있는 투혼과 열정의 힘이 무섭다.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최 감독은 "홍명보호 선수들은 태클이나 몸싸움을 할 때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미루는 경향이 너무 많았다. 예전에 우리는 안 그랬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최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실패를 통해 홍명보 감독만 욕을 먹기보다는 축구인 모두 책임 공동체로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선수, 코칭스태프, 행정가 등 모든 축구인들이 책임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금의 어둠을 헤치고 K리그에서 희망을 찾자고 했다. "K리그가 재밌는 스토리를 만들면 팬들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각 팀들이 개성을 살려야 한다. 팬들도 그런 경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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