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에 이어 방송인 박지윤이다. 블로그로 대중을 만나는 여성 스타. 그 이면에는 사생활 노출에 누구보다 민감하면서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보여주며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연예인의 은밀한 욕망이 담겨있다.
박지윤은 지난 5일 개설한 자신의 '욕망아줌마' 블로그로 세간의 관심을 입증했다. '욕망아줌마'로 불리는 그의 아줌마 일상은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박지윤은 이날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욕망아줌마 블로그 실검 1위.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려요. 내 평생 이런 관심은 처음이야. 아무튼 당황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포스팅을 날려봅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박지윤의 집 구석구석이 담겨 있다. 박지윤은 "사실 전 텔레비전이나 잡지를 통해서도 한 번도 집 공개를 해본적이 없다"고 덧붙이며, 두 달 전 이사한 집의 다양한 공간을 소개했다. 박지윤은 아이들의 사진을 정리해둔 모습이나 남편인 최동석 아나운서와 다정하게 있는 모습, 옷장을 정리 중인 모습 등 소소한 일상을 공개했다.
앞서 연예인의 블로그 열풍에 가장 큰 불을 지핀 이는 이효리다. 지난 5월 말 개설, '소길댁'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그의 블로그에는 톱스타나 아이콘 이효리가 아닌, 제주에서 신혼 생활을 하는 주부 이효리의 모습이 담겼다. 남편 이상순과 지인들의 모습, 고군분투 요리하는 모습, 자전거를 타는 등 소소한 일상 모습이 새롭다.

여기에 이효리의 색채를 더한 것은 삶의 깨달음을 담은 짧은 글귀들. 그는 "동물은 먹지 않지만 바다 고기는 좋아해요. 개는 사랑하지만 가죽 구두를 신죠. 우유는 마시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좋아해요. 반딧불이는 아름답지만 모기는 잡아 죽여요..숲을 사랑하지만 집을 지어요. 돼지고긴 먹지 않지만 고사 때 돼지머리 앞에선 절을 하죠.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긴 싫죠. 소박하지만 부유하고, 부유하지만 부유하고, 부유하지만 다를 것도 없네요. 모순덩어리 제 삶을 고백합니다"라며 자신의 모순된 삶에 대해 고백하는 식이다.
일면 공감도 반감도 얻지만, 어쨌든 이효리는 단숨에 파워 블로거가 됐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그를 찾고, 그의 삶의 지혜를 보고자 하며 그의 근황을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물론 이런 세간의 인기를 '의식'하고 있음을 이효리는 최근 한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방문자 수가 많아지고 파워블로거 1위를 하고 이웃이 많아지니 이젠 강박관념이 생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사진부터 찍는다. 밥 먹을 때도 이효리는 남편 이상순에 ‘오빠 기다려봐’라고 한 뒤 사진을 찍으려고 괜히 옷을 갈아입기도 한다"고 말하며 "생활이 점점 가식적으로 변하고 글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올리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한 바 있다.
사진도 찍고 글도 쓰며 일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SNS보다 블로그는 정제돼 있고 차분하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이렇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스타 뿐 아니라 일반인도 마찬가지. 다만 스타의 블로그는 노출에 민감한 이가 자진해서 보여주는 사생활이란 점에서 일면 아이러니하고 흥미롭다. 들키고 싶지 않은 것과 보여주고 싶은 것과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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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이효리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