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연애말고결혼’ 연우진VS한그루, 뻔한데 식상하진 않은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7.06 10: 18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런데 또 묘하게 잘 어울린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극본 주화미 연출 송현옥) 속 연우진과 한그루가 남녀주인공답게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발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성으로서 서로에 대한 감정은 제로인 상태. 그러나 계약 연애로 얽힌 두 사람의 앞날에 핑크빛 미래를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흔하게 봐 왔던 로맨틱 코미디 속 남녀의 이야기 같다가도 현실감 있는 내용으로 신선함을 주는 극의 내용,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와 연기 호흡이 '연애 말고 결혼'을 식상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로 알차게 꾸며가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계약 연애를 이행하는 주장미(한그루 분)와 공기태(연우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기태는 결혼을 원하는 어머니(김해숙 분)의 등쌀에 친구의 옛 연인인 주장미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한 상황. 앞서 주장미는 공기태의 친구 이훈동(허정민 분)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가 보기 좋게 차인 바 있다. 그 뿐 아니라 순수한 사랑에 목매단 그는 이후 이훈동으로부터 스토커 신고까지 받으며 인연으로 시작해 악연으로 끝난 연애의 쓴 맛을 봤다.

그런 상황에서 공기태의 어머니는 공기태와 주장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을 연인 관계로 오해했고, 공기태는 이를 기회 삼아 집에서 주는 결혼 압박에서 벗어날 궁리 끝에 주장미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한 것이었다. 
시련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이기 때문인지, 주장미는 계약 연애 요구에 콧방귀를 뀌다가도 "복수를 하자"는 공기태의 말에 솔깃해졌다. 결국 두 사람은 공기태의 집으로 가 화려한 연인 데뷔전(?)을 마쳤다. 주장미는 공기태와 함께 클럽에서 막 놀다 온 상태로 그의 집에 들어섰고, 박카스 한박스를 선물로 내놨다. “이렇게 가족들 앞에 불려와 허락받는 거 왜 그래야하는지 모르겠다. 평생 누구와 살지 부모님이 선택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선택에 책임을 지는 건 우리 당사자다”며 일장 연설을 한 후 어머니의 잔소리에는 잠이 드는 안하무인(?) 귀여운 주장미의 추태는 웃음을 줬다.
두 남녀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계약 연애를 한다는 설정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다. 그러나 '연애 말고 결혼'은 흔한 설정을 사용했음에도 어딘지 모르게 신선하고 재미가 있다. 일단 극과 극을 달리면서도 대한민국 남녀 심리의 어느 한 면을 담아 놓은 듯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밀당', '어장관리'를 얘기하면서도 결혼에 부담을 느끼는 남자, 진실한 사랑의 끝을 결혼이라 믿으며 기대하는 여자 등 결혼이나 연애에 관한 남녀의 심리가 공기태, 주장미의 캐릭터 뿐 아니라 이훈동, 한여름(정진훈 분)등의 캐릭터들 속에 섬세하게 담겨있다.
이를 연기하는 연우진과 한그루의 연기도 로맨틱 코미디의 '코미디'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까칠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남자는 시각에 약하다"며 주장미의 얼굴에 낙서(?)를 하며 견적을 내는 성형외과 의사 공기태 역의 연우진과 스토커로 신고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사랑 앞에 대책없이 순수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주장미 역의 한그루가 그려내는 톡톡 튀는 연기 호흡은 유쾌하고 자연스러워 몰입도가 높다. 식상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그려내고 있는 '연애 말고 결혼'은 '응급남녀'가 그랬던 것처럼 tvN표 '로맨틱 코미디'의 인기를 계승할 수 있을까?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연애 말고 결혼'은 억지로 결혼을 강요받는 남자 주인공이 집안을 포기시킬 목적으로 절대 집안에서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지방대 출신 명품 판매장 직원을 애인으로 소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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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말고 결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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