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모세(34)가 돌아왔다. 지난달 30일 신곡 '마주치지 말자'를 들고 5년 만에 새로워진 음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신곡은 그룹 비스트의 '괜찮겠니', 양요섭의 '카페인' 등을 작업한 비스트 멤버 용준형과 작곡가 김태주 콤비가 참여한 곡으로, 모세의 변신이자 도전이 담겨 있다.
모세는 2000년대 초반 '사랑인걸', '한걸음', '마음아 부탁해'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후 OST 작업 등을 하면서 5년이라는 휴식기를 가졌고, 새로워진 모습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오랫동안 방송 등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만큼 팬들은 그를 반기는 분위기. 모세 역시 오랜만에 서는 방송 무대가 설레면서도 떨렸다.
"일단 제가 하던 때랑 분위기도 변했죠. 전혀 모르는 가수들도 많고요. 그런 변화들을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생방송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떨리는 것은 없는데 이후에 제 무대를 본 대중의 반응이 어떨지 떨리죠."

발라드 가수, 손에 꼽히는 보컬리스트. 모세가 이번 신곡 작업을 아이돌과 함께 한 것은 국한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사랑인걸'이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모세의 이미지가 굳어졌고, 이번에는 여러 시도를 통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사실 모세하면 '사랑인걸'이라는 노래를 많이 떠올리잖아요. 그 노래로 국한돼 있었죠. 공백이 생기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게 됐어요.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만나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게 됐고, 프로듀싱을 맡은 비스트의 용준형과 피처링에 참여한 팬텀의 한해는 그 물꼬를 터준 친구들이죠."
용준형과 한해뿐 아니라 모세가 유독 눈여겨보는 후배는 바로 걸그룹 씨스타. 씨스타를 처음 봤을 때 영화 '드림걸즈'가 떠올랐다는 모세는 씨스타의 탄탄한 실력에 반했다. 특히 그는 최근 여러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핫스타로 떠오른 후배 소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씨스타는 초반부터 효린이 부각됐는데 저는 처음부터 소유 씨의 보컬이 좋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정말 잘 됐더라고요. 씨스타는 데뷔할 때부터 눈여겨봤어요. 정말 너무 잘하잖아요. 마지 영화 '드림걸즈'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탄탄하다는 느낌? 씨스타가 함께 해준다면 춤도 출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공백기 동안 모세는 한국예술원 실용음악과의 교수로도 활동했다. 후배, 제자를 양성하는 일에 힘쓰면서 새삼 음악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깨달았다. 학생들에게 "교수님, 선생님"으로 불리면서 그는 그들로부터 큰 자극을 받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제가 직접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더 돌아보기도 했고, 자극받아서 노력도 했죠."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누구보다 큰 모세. 그는 오랜만에 대중 앞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이유를 자기 자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변함없었지만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
"오랜만에 나온 것은 아무래도 제 잘못이겠죠? 제가 할 수 있다고, 하고 싶다고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제 음악을 많이 들어줬으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제가 부족하니까 공백기가 길어졌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힘들었을 때도 모세는 음악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극 받았고, 더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그를 강하게 둘러쌌다. 그는 이런 감정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불나방' 같은 거라고 강조했다.
"음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때 많이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포기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단념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아니더라고요. 죽을 것을 알면서도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거예요."
모세가 이번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힘들 때도 그에게 큰 위로가 되고, 포기하지 않게 도와준 사람들이 많다. 모세는 이런 마음, 인간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음악에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음악이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이번 '마주치지말자'를 시작으로 모세는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 안에 새 미니앨범도 발매하고, 연극을 했던 경험을 살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희망했다. 이미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진행 중일 정도로 의욕적이다. 그만큼 모세의 다음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이렇게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해요. 이번 기회를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들려주고 싶은 게 많은데 그걸 풀어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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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