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백업 포수 김응민의 소중했던 한 타석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07 06: 45

중앙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신고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응민(23)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정식 선수가 됐다. 신고선수는 금방 유니폼을 벗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김응민은 꽤나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입단 5년차에 1군에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김응민은 지난 5일 잠실 삼성전에서 팀이 0-6으로 뒤지던 8회초에 포수 마스크를 쓰며 1군에 데뷔했다. 그 다음날인 6일 경기 전에 만난 김응민은 “점수 차가 조금씩 나면서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7회쯤에는 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진수 코치님이 나가라고 하셨을 때는 뭔가 가슴에 ‘팍’하는 느낌이 왔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관중이 적은 퓨처스리그에서 뛰다가 1군에서 뛰게 되니 색달라서 재미있었다. 점수 차이가 있으니 빠른 볼 위주로 리드했다”며 경기에 어떻게 임했는지도 설명했다. 이 경기에서 김응민은 변진수와 윤명준을 이끌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함께 지내다 지금은 같이 1군에 있는 김진수 배터리코치에게도 남다른 사건이었다. “같이 고생했던 선수라 뿌듯하다. 긴장하지 않고 실수 없이 2이닝을 막아줘 고맙다. 떨렸을 텐데 대견하다”며 김 코치는 김응민의 데뷔를 축하했다.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김응민은 올해 시범경기 막판까지 김재환과 백업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젊은 자원이다. 김 코치는 김응민에 대해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알고, 투수에 대한 집중력이 좋다. 송구는 보완해야 하지만 리드와 캐칭이 좋은 포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지만, 데뷔전에서 타격 기회가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두산의 9회말 공격은 김응민 바로 앞에서 끊겼다. 김 코치도 아쉬워한 부분이었다. 반면 “4년간 포수 역할에만 신경 쓰다가 올해는 타격도 열심히 했다. 대기타석에서도 기회가 올지 계속 봤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응민은 아쉬움을 애써 눌렀다.
그러나 김응민이 말하던 기회는 곧바로 찾아왔다. 바로 다음 경기인 6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김응민은 이번에도 팀이 0-6으로 뒤지던 8회초부터 홈 플레이트를 지키기 시작했다. 적어도 9회말에는 타격 기회가 올 것이 확실했다. 8회말 두산의 공격은 5번부터였고, 최재훈 대신 들어간 김응민의 타순은 8번이었다.
1-7이 된 8회말 1사 3루 상황에 타석에 선 김응민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삼성 선발 배영수의 공을 흘려보낸 뒤 2구째에 방망이를 돌렸으나 허공을 갈랐다. 다시 볼 하나를 본 뒤 4구째에 날린 타구는 3루 땅볼이 됐다. 3루에 있던 오재원이 홈을 파고들기에는 충분했다. 첫 안타는 신고하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1군 첫 타석과 함께 첫 타점이 기록됐다.
첫 경기에 출전한 뒤 목표를 묻자, 김응민은 “금방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올라왔다. 그래서 즐기면서, 못해도 내 플레이를 할 생각이다“라고 씩씩하게 답해왔다. 송일수 감독은 오는 10일에 양의지가 1군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입단 후 5번째 시즌이 되어서야 소중한 2경기 4이닝, 그리고 한 타석의 기회를 갖게 된 김응민은 또 한 번의 소중한 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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