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남미 축구가 명예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1950년 이후 처음으로 남미 팀들끼리의 결승전 대진이 성사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그것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라는 남미 거목들의 충돌이다.
남미의 ‘양강’을 이루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란히 4강에 이름을 올리며 고지를 눈앞에 뒀다. 개최국이자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은 사실상 ‘미니 코파아메리카’(브라질·콜롬비아·칠레·우루과이)의 최강자가 됐다. 남미 팀 중 유일하게 다른 바구니에 묶였던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와 벨기에라는 유럽 팀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1990년 이후 첫 4강의 기쁨을 맛봤다.
이제 두 팀은 4강에서 유럽팀들과 차례로 겨룬다. 브라질은 9일 4회 연속 4강에 도달한 독일과 맞붙는다. ‘월드컵 클래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10일 코스타리카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올라온 네덜란드와 결승행을 다툰다.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되나 유럽 팀들이 남미 개최 월드컵에서 유독 약했던 것을 고려하면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개최국 브라질은 물론 아르헨티나도 사실상의 홈경기다.

남미 축구는 아르헨티나가 디에고 마라도나의 퇴장과 함께 힘을 잃은 이후 월드컵서 유럽세와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그나마 브라질이 1994년부터 2002년까지 3회 연속 결승에 오르며 두 차례 우승(1994·2002)을 차지했지만 최근 두 번의 대회에서는 유럽의 압도적 우위로 끝났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유럽 팀들이 4강(이탈리아·프랑스·독일·포르투갈)을 휩쓸었고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남미 팀은 우루과이가 4강에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부터 남미 팀들의 돌풍이 거셌다.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남미 팀들이 2팀이나 4강에 이름을 올린 것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2차 조별리그가 있을 때다. 16강 토너먼트제가 정착한 이후로 따지면 최초라고도 볼 수 있다.
만약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모두 4강을 통과한다면 역대 세 번째이자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남미 팀들간의 첫 결승전이 벌어진다. 두 팀 간의 월드컵 결승전도 처음이다. 월드컵은 지구촌 전체의 축제지만 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결승 격돌만큼 화제가 되는 일은 없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