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사이, 이홍렬이 웃기고 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08 09: 54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내가 돕다보면 안 되는 법도 없다고 생각한다.”
코미디언 이홍렬이 월요일 자정 분투 중이다. MBC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의 길’에서 페이크 다큐 ‘코미디의 길’을 이끌며 코미디 무대로 복귀했다. 그가 출연하는 코너 ‘코미디의 길’은 후배 김용재와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은 페이크 다큐.
이홍렬이 한물 간 코미디언이라는 설정 하에 재기하는 과정을 ‘웃픈(웃긴데 슬픈)’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현재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선배의 위엄을 내려놓고 김용재와 함께 코너를 만드는 과정에서 굴욕을 자처하기도 하고, 36년 코미디 인생에서 처음으로 다소 우스꽝스러운 분장 개그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방송에서 ‘겨울왕국’ 엘사로 분한 이홍렬의 분투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홍렬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과감한 도전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나이 들어서 코미디를 하기 쉽지 않았다. 정통 코미디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하게 됐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고 후배들을 제대로 도움을 못줬다.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코미디의 길’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방송 36년 하면서 더 이상 욕심이 없다. 내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MBC 코미디를 부활하겠느냐. 그래도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내가 돕다보면 안 되는 법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위해 팔을 걷어올렸다고 털어놨다. 그의 불타는 각오대로 이 프로그램에서 후배들에게 은근히 멸시를 당하고, 코미디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연기하는 모습은 웃음과 동시에 중장년층의 아픔을 대변하는 공감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자정을 넘긴 시각에 방송되는 까닭에 시간대 제약이 있긴 해도 그의 코미디 무대 재도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현재 ‘코미디의 길’은 이홍렬이 이끄는 페이크 다큐 외에도 성대모사의 향연을 만나는 ‘구라구라쇼’, 공감 코디를 내세우는 ‘돌싱남녀’-‘김부장’-‘골방주식회사’-‘화장을 지우며’ 등이 방송되고 있다. 늦은 방송시간의 한계에도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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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의 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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