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독일 대표팀의 주장 출신인 미하엘 발락(38)이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발락은 독일 대표팀이 월드컵을 들어 올릴 기회를 맞이했다며 그 중심 선수로는 중앙 수비수 마츠 후멜스(26,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손꼽았다.
16강에서 알제리, 8강에서 프랑스를 꺾고 4강에 오른 독일은 9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부터 개최국 브라질과 4강전을 치른다. 4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신기원을 쓴 독일은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이후 24년 만의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만년 2인자’라는 인상답게 발락도 월드컵과는 큰 인연이 없다.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2002년 한·일 대회 당시 올리버 칸과 함께 팀을 이끌며 결승행에 지대한 공을 세웠으나 정작 자신은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뛰지 못했다. 독일은 결승에서 브라질에 0-2로 졌다. 2006년 독일 대회 때는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꺾지 못했고 마지막 기회였던 2010년 남아공 대회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발락은 후배들이 자신이 못 다한 꿈을 대신 이뤄주길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독일 대표팀에 대해 “4강의 그 어느 팀보다 전술적 유연함을 갖췄다. 최고의 팀이다”라고 호평한 발락은 후멜스를 핵심 선수로 손꼽았다. 발락은 독일 언론인 에 기고한 컬럼에서 “후멜스는 승리의 기운을 가진 선수다.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독일 대표팀의 포백을 이끄는 후멜스는 수비 능력은 물론 동급 최고의 공격적 재능도 갖춘 선수로 각광받고 있다. 안정되고 정확한 전진 패스 능력을 갖춘 후멜스는 이번 대회에서 세트피스 상황서 2골을 넣는 등 독일 대표팀을 지탱하고 있는 축이다. 발락은 후멜스에 대해 “독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아직 2경기가 남아있지만 나는 그의 능력을 신뢰한다”라면서 “이탈리아의 200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파비오 칸나바로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칸나바로는 2006년 대회 당시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이끌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중앙 수비수다. 당시 이탈리아는 칸나바로의 빼어난 수비선 조율, 그리고 지안루이지 부폰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앞세워 우승까지 내달렸다. 발락은 “우리에게도 세계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있다. 그는 보증수표와 다름 없다”라면서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과 흡사한 구석을 짚었다.
독일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걸출한 수비수가 그 중심에 있다. 1974년 프란츠 베켄바우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근래의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던 유로96 당시에도 마티아스 잠머가 영웅적인 활약을 펼쳤다. 잠머는 또 하나의 간판 수비수였던 위르겐 콜러가 부상으로 후송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대회 최우수 선수가 됐다. 잠머 이후 가장 ‘리베로’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후멜스가 선배들의 업적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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