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팀의 기둥이었던 이제동 김재훈 염보성 전태양 등 스타급 선수들이 하나 둘 씩 등을 돌릴 때를 돌이켜보면 솔직히 이 팀에 미래가 있었나 싶었다. 심지어 진에어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새롭게 거듭날 때도 팀이 이렇게 달라질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진정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최강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승후보 0순위 SK텔레콤 T1을 꺾고 프로리그 4라운드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진에어는 8일 서울 서초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시즌' SK텔레콤과 4라운드 결승전서 팀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방태수가 SK텔레콤 선수들 3명을 제압했고, 김유진이 마무리하면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라운드까지 우승을 차지한 진에어는 2라운드 우승을 포함해 정규시즌서 유일하게 2차례의 우승을 한 팀으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더군다나 차지훈 감독 방태수 등 SK텔레콤 출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친청팀을 상대로 거둔 짜릿한 설욕극이기도 했다.
반면 어윤수 김도우 김민철 정윤종 원이삭 등 화려한 선수들이 모이면서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았던 SK텔레콤은 1라운드에 이어 두번째 라운드 준우승에 머물렀다.
첫 출발은 SK텔레콤이 기분 좋았다. 선봉 맞대결서 SK텔레콤의 어윤수는 진에어의 간판스타인 조성주를 저글링 바퀴 맹독충 공격으로 요리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세트에 유독 강세를 보였던 진에어의, 특히 에이스인 조성주를 제압하는데 성공하자 분위기는 단박에 SK텔레콤 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진에어의 방태수가 폭주기관차 모드를 발휘하면서 승부의 흐름을 뒤집었다. 진에어의 두번째 주자로 나선 방태수는 어윤수를 시작으로 최근 개인리그 우승자인 김도우, SK텔레콤의 기둥 정윤종까지 3명을 내리잡는 기염을 토했다.
방태수는 앞마당을 확보해 부유하게 출발하려고 하는 어윤수의 본진을 9산란못 저글링-맹독충 러시로 강타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상대한 김도우는 바퀴-저글링 러시로 흔들면서 뮤탈리스크로 결정타를 날리면서 두 번째 자신의 제물로 삼았다.
그의 세번째 제물은 T1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정윤종. 파수기를 모은 정윤종이 승부수를 걸었지만 방태수는 침착하게 두번째 확장기지에서 그의 맹공을 끊어내면서 파죽의 3연승을 내달렸다.
방태수의 질주가 김민철에 멈췄지만 진에어의 비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진에어의 세번째 주자 김유진은 공허폭격기와 불사조, 광전사로 히드라리스크 한 방 러시를 준비하던 김민철의 요충지를 무너뜨리면서 4-2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