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1위의 품격, 삼성 내야 환상의 호수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8 21: 17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삼성의 그물망 내야가 물샐틈 없는 호수비 퍼레이드를 자랑했다. 삼성 투수는 정말 던질 맛 난다.
삼성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 4-0 영봉승을 거뒀다. 선발 J.D. 마틴이 7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피칭을 펼친 가운데 삼성 내야진이 환상의 호수비로 든든히 뒷받침했다. 9개팀 리그 최소실책(46개) 팀에 걸맞은 품격있는 수비였다.
이날 삼성 선발 마틴은 아웃카운트 23개 중 절반이 넘는 13개가 내야 땅볼이었다. 이 13개의 아웃카운트를 삼성 내야진은 빈틈없이 100% 완벽하게 처리했다. 어떤 땅볼 타구도 삼성 내야수들의 글러브를 피해할 길이 없었다.

2회 3루수 박석민이 호수비의 포문을 열었다. 2회 첫 타자 박종윤의 강습 타구를 몸 날려 잡아냈다. 이어 한 바퀴 돌고 오른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로 1루에 부드럽게 송구했다. 송구가 원바운드로 들어갔지만 1루수 채태인이 낚아채듯 건져내며 아웃시켰다. 박석민의 민첩함, 채태인의 포구가 빛났다.
이어 3회에도 박석민은 선두타자 정훈의 빗 맞은 타구를 절묘하게 처리했다. 느린 타구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고, 러닝스로로 정확하게 1루에 송구 아웃시켰다. 박석민의 유연성과 순발력이 돋보였다. 이번에도 불안한 자세에서 송구가 나왔지만 1루수 채태인이 코끼리가 비스켓 받아먹듯 여유있게 잡아냈다.
그 다음 호수비 바통은 유격수 김상수에게 넘어갔다. 3회 2사에서 손아섭의 중견수 앞 빠지는 타구를 여유있게 건져낸 뒤 한 바퀴 돌아 송구 아웃시키며 이닝을 끝냈다. 박석민에 이어 김상수까지 호수비를 하자 마틴도 점차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김상수의 진가는 6회 나왔다. 6회 선두타자 전준우 타구가 투수 마틴의 글러브 끝에 스치며 김상수가 달려오던 반대 방향으로 살짝 굴절됐다. 하지만 김상수는 공을 건져낸 뒤 중심을 잃지 않고 백핸드에서 정확한 러닝스로로 땅볼 아웃시켰다. 8회 박준서의 먹힌 타구를 주춤하다 놓치며 실책을 저지른 게 옥에 티였지만 만루 위기에서 최준석의 잘 맞은 타구를 백핸드로 처리하며 결자해지했다.
박석민과 김상수 뿐만 아니라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와 1루수 채태인까지 감각적 수비로 촘촘하게 짜여진 무결점 그물망 수비를 완성했다. 수비로 이기는 팀, 그게 바로 1위 삼성의 진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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