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마틴, 韓 첫 무실점 역투 '생존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8 21: 16

삼성 외국인 투수 J.D. 마틴(31)이 생존 본능을 자랑했다. 입지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회생했다. 마틴까지 위력을 발휘한다면 삼성 선발진은 정말 강해진다.
마틴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⅔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4-0 영봉승을 이끌며 시즌 5승(4패)째를 올렸다. 한국 무대 데뷔 첫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6.13에서 5.45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라 더욱 의미가 크다.
마틴은 지난달 26일 대구 넥센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일정상 2군으로 내려가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부진이 부각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6.13은 외국인 투수에게 어울리는 성적이 아니었다. 아무리 1위를 달리는 삼성이라도 자연스레 퇴출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마틴은 이날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1회 1사 1·2루 위기를 실점없이 막은 그는 2회 황재균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나머지 3타자 모두 내야 땅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정훈을 3루 땅볼, 전준우과 손아섭을 연속 유격수 땅볼, 4회 역시 최준석을 슬라이더로 첫 삼진 잡은 뒤 히메네스를 1루 땅볼, 박종윤을 2루 땅볼로 연속 삼자범퇴했다.
여세를 몰아 5회에도 마틴은 황재균을 2루 내야 뜬공, 강민호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신본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정훈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5회를 채웠다. 6회 역시 전준우-손아섭-최준석을 모두 내야 땅볼로 삼자범퇴하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에도 마틴은 히메네스와 황재균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요리하는 등 가볍게 삼자범퇴했다. 8회 2사 후 김상수의 실책과 전준우의 우전 안타로 1,2루 위기를 맞아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총 투구수는 111개. 한국 무대 데뷔 첫 무실점 투구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이날 마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를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제구하며 위력을 떨쳤다. 직구(45개)보다 컷패스트볼에 가까운 슬라이더(36개) 체인지업(11개) 커브(11개) 등 변화구 비율이 더 높았다. 경기 후반에는 좌우 코너워크를 살리며 탈삼진 퍼레이드까지 펼쳤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효과적인 피칭했다. 그야말로 마틴의 재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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