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서 실수가 있었다. 다시 한 번 수비를 강조해서 후반기에는 실책이 없게끔 하겠다. 수비 포메이션과 사인 플레이 등을 점검할 것이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지난 6일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과제를 수비로 꼽았다. 5월까지 막강 타력으로 1위 삼성을 위협했던 두산은 6월부터 선발진 붕괴가 시작되며 순식간에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송 감독은 안정된 수비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할 것을 주문했다.
송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 두산은 8일 잠실 LG전에서 14-8 대승을 거뒀다. 1회부터 리드를 잡은 두산은 5회말 LG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6회와 7회 2사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각각 4점을 폭발, 올 시즌 세 번째 20안타 이상 경기를 달성했다. 기록만 보면 쉬지 않고 쌓인 안타가 눈에 띄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수비 또한 눈부셨다.

두산은 시작부터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잡더니 경기 내내 상대의 안타를 빼앗는 수비를 펼쳤다. 1회말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를 1루수 오재일이 다이빙 캐치, 유희관에게 토스하며 오지환을 아웃시켰다.
다음 호수비는 실점을 막았다. 3회말 2사 1, 3루서 정성훈이 3루쪽 강습타구를 날렸는데 이를 최주환이 뒤로 물러나면서 포구했다. 곧바로 최주환은 1루 송구, 정성훈을 돌려세웠다. 6회말 호수비도 의미가 있었다. 두산만 만나면 괴력을 발휘하는 박용택의 3연속 안타를 오재원이 다이빙 캐치로 저지했다. 이전 타석에서 좌전안타와 중전적시타를 친 박용택은 6회말에도 우전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오재원이 이를 저지했다. 무엇보다 5회말 LG가 5점을 터뜨렸기에, 6회말 무실점은 더 의미가 있었다.
두산은 긴 시간 동안 내외야 모두 탄탄한 수비로 가장 야수진이 두터운 팀으로 꼽혀왔다. 6월 투타밸런스가 무너지며 최악의 한 달을 보냈으나, 송 감독의 바람대로 수비부터 안정된다면, 후반기 반격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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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