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마라카낭의 비극보다 심한 패배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이 우승하기를 바랐던 팬들의 충격은 컸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해도 곳곳에 모여 거리응원을 펼친 팬들은 전반에만 5골을 내주는 충격적인 패배에 말을 잃었다. 마라카낭의 비극보다 더 심하다며 고개를 떨구는 팬들도 있었다.
브라질은 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위치한 미네이랑 경기장서 열린 독일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7로 대패를 당했다.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 승리했던 브라질은 무기력하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전까지 브라질 국민들은 역사상 최악의 경기로 1950 브라질 월드컵 결선리그 최종전을 꼽았다. 당시 브라질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였던 우루과이와 경기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른 바 '마라카낭의 비극'이라 불리는 경기다. 당시 브라질은 패배 이후 선수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등 수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마라카낭의 비극을 씻겠다는 굳은 각오로 나선 브라질은 미네이랑의 비극을 맛보게 됐다. 이날 거리응원에 나선 브라질 팬들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1950년보다 심하다. 열심히 싸우고도 지는 경기가 있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굴욕을 당하는건 별개의 문제다"라며 "이 경기도 역사에 남을 것 아닌가"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다른 팬도 "월드컵의 기억은 이제부터 계속 상처로 남을 것이다. 비극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마라카낭의 비극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브라질이 미네이랑의 비극에 시달리게 된 슬픈 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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