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조기 붕괴, 구심 '극세사 S존'에 눈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9 09: 52

LA 다저스 류현진(27)이 또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벌써 3경기째 9승 제자리 걸음. 구심의 좁디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견디지 못했다. 구위보다 제구로 승부하는 류현진에게 '극세사 스트라이크존'은 치명적이었다.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2⅓이닝 10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총 투구수 72개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며 3번째 10승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류현진의 공 자체가 디트로이트 강타선을 견디지 못했지만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 그를 무너뜨린 결정적 요인이었다. 구심을 맡은 폴 슈리버 심판은 좌우 코스에 매우 인색했다. 좌우 타자 가릴 것 없이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에도 손이 웬만해서는 올라가지 않았다.

오죽 답답했는지 심판 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도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현지 중계 방송에 따르면 구심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고도 한다. 류현진이 평정심을 잃을 정도로 구심의 존이 오락가락했다.
당황한 류현진은 패스트볼 대신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지만 이마저도 제구가 되지 않았다. 느린 커브는 원바운드로 들어갔고, 1회 괜찮았던 체인지업도 시즌 첫 폭투가 돼 허무한 실점으로 연결됐다. 스트라이크존 활용에 능한 류현진이기에 '멘붕'이었다.
류현진은 구위보다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좌우 코너워크에 능하다. 그런데 이날처럼 좌우 존이 좁은 심판이 구심을 보는 날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날 경기도 다를 것 없었다. 좌우 폭을 활용하기 어렵게 되자 공이 높아졌고, 난타로 이어지고 말았다. 실점을 주지 않은 1회에도 투구수 27개나 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류현진에게만 존이 짰던 건 아니다. 디트로이트 선발 저스틴 벌랜더도 1회에만 대거 5실점으로 흔들렸는데 그 역시도 슈리버 구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위축된 기색이 역력했다. 류현진과 벌랜더의 선발 맞대결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경기는 의외로 초반부터 대량실점 난타전으로 전개됐다. 구심의 극세사 존이 지배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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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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