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 선수 한 명에게 국가대표 센터진도 힘을 쓰지 못했다. 주인공은 조던 스톤(25, BYU)이었다.
BYU는 9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KCC와 함께 하는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준결승전에서 연세대에게 81-87로 무릎을 꿇었다. 양 팀은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이 때 켄 와그너 BYU 감독이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으며 승부가 연세대로 기울었다.
BYU는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이종현(206cm), 김종규(207cm), 최진수(202cm), 오세근(200cm), 이승현(198cm), 장재석(203cm) 등 국내무대서 내로라하는 빅맨들이 달려들었지만 힘에서 당하질 못했다. 스톤은 208cm, 123kg의 거구를 자랑한다. 여기에 플레이스타일도 거칠어서 막기가 힘들었다.

이종현과 이승현이 버틴 고려대도 마찬가지였다. 스톤은 무지막지한 몸싸움으로 뚫고 들어가 리바운드를 따내고 골밑슛을 넣었다. 사실 스톤은 기술이 투박하고 슛거리도 매우 짧은 편이다. 가진 무기는 높이와 몸싸움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스톤을 제대로 당해낸 한국선수가 없었다. 농구에서 몸싸움이 얼마나 기본이 되고 또 중요한지 그가 새삼 일깨워준 셈이다.
스톤은 지난 시즌까지 미국대학농구 NCAA 디비전1 마운틴웨스트컨퍼런스 소속의 유타주립대에서 백업센터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스톤은 평균 2.7점, 2.8리바운드, 0.2블록슛, 야투율 60.8%를 기록했다. 비록 BYU가 디비전2 팀이지만 스톤과 대니 버거는 나란히 유타주립대에서 전학와서 뛰고 있다. 골밑은 경쟁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스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또 더 많이 뛸 수 있는 곳으로 간 것"이라며 전학 배경을 밝혔다.
연세대전에서 스톤은 김준일과 대결을 펼치며 16점, 1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특히 2쿼터 막판 직접 골대로 치고 들어가 터트린 슬램덩크가 백미였다. 거구임에도 몸을 날리는 적극적인 스타일에 연세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105kg이 나가는 김준일은 조던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며 30점, 14리바운드를 올렸다.
경기 후 스톤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졌다. 연세대 포스트가 강했다. 김준일이 인상적이었다"며 김준일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오늘은 연세대가 이겼으니까 우리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면서 겸손하게 말했다.
한국농구는 이제 2m 최준용이 스몰포워드를 볼 정도로 신장은 좋아졌다. 다만 국제무대서 경쟁하기에 열세인 체격조건은 아직도 숙제로 남았다. 스톤은 한국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한 숙제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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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