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타깝습니다".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울산과 맞붙은 수원 서정원 감독은 골키퍼 정성룡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정성룡의 경기력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무분별한 비난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정원 감독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서 (정)성룡이가 잘했다고 두둔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난 것도 있고 수비진과 호흡이 맞지 않아 어려움이 생긴 것도 있다"며 "그러나 무분별한 비난은 정말 안타깝다. 평소에 가장 성실하게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선수인데 그런 모습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서 정성룡은 러시아와 알제리전에 나서 5실점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경기서는 나름대로의 활약을 펼쳤지만 알제리전서 4골을 허용하며 조롱거리가 됐다. 서정원 감독은 조롱거리로 전락한 정성룡의 상황에 대해 너무 아쉬워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인데..."라면서 제자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성룡이는 평소에 말주변이 좋지 않다. 또 너무 순진하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훈련을 할 때도 항상 솔선수범한다. 골키퍼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훈련량은 우리팀에서 가장 많은 선수다.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훈련으로 털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선수인데..."라며 아쉬워 했다.
평소에 말주변도 없는 정성룡은 귀국길서 자신의 SNS를 통해 내놓은 글이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본인은 더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였을 것이다. 일부러 그렇게 할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더 아쉽다"고 제자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다.
특히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울산 조민국 감독은 정성룡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도발했다. 조 감독 본인이라면 정성룡을 내세우지 않은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나 서 감독은 "축구에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우리 선수에 대한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다. 우리 신범철 코치가 정성룡의 상황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면서 "월드컵을 다녀온 뒤 3일간 휴식을 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신 코치에게 정확한 판단을 맡겼다. 또 대신 출전하고 있는 노동건도 큰 문제가 없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출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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