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반전남’이 등장했다. 인기 작곡가 겸 프로듀서 방시혁의 ‘반전 매력’이 안방극장을 뒤집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무서운 호랑이 독설가였던 그가 수줍은 미소를 연발할 줄 누가 알았을까. 귀엽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방시혁은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해양 생물을 닮았다는 이유로 문어 닮은꼴 이상봉, 니모 닮은꼴 최여진, 완도 김 홍보대사 샘 오취리와 함께 나왔다. 그는 자신과 닮았다고 화제가 됐던 해양생물에 대해 “너무 닮았다”고 시원하게 인정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초반 MC 김구라가 “왜 말이 없느냐?”라고 말할 정도로 다른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것은 ‘유리 멘탈’로 여겨질 정도로 걱정하는 요소가 많은 듯한 모습 때문이었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김연아를 말하면서도 “100만 안티가 걱정된다”고 덧붙여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MC들이 클럽에서 추는 춤을 해보라고 주문을 해도 부끄러워하며 몸을 던지고, 네일 케어가 취미라고 하며 수줍게 다듬어진 손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설로 참가자들을 벌벌 떨게 한 호랑이 심사위원이 아니었다. 특히 클럽 문화가 좋지만 행여나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나 실수가 발생할까봐 걱정돼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방시혁의 고백은 그의 섬세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방송 활동으로 얼굴이 알려진 후에는 접촉사고도 무서워 운전도 못한다는 말까지, 그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유리멘탈’이었다.
독설가인 줄 알았던 방시혁의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은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큰 덩치와 맞지 않게 많은 고민을 떠안고 신중하고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시청자들은 단번에 눈치 챌 수 있었다. 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이날 ‘라디오스타’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오해나 소신 등을 상세히 털어놨다. 강용석이 JTBC ‘썰전’에서 자신이 투자자에게 60억 원을 투자받은 후 날려버렸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후 “그런 일이 없었다.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모르겠다. 개구리가 돌 맞는 일”이라고 억울해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선배 강용석의 말에 불쾌해하지 않고 조근조근 자신의 입장을 전해 더욱 해명이 진솔하게 다가왔다.
또한 자신이 받고 있는 저작권료가 적다는 취지로 오해받은 과거 발언에 대해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많이 버는 것은 맞다. 다만 우리가 아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적다는, 우리나라가 시장의 크기가 작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워낙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쏟아냈던 독설로 강한 인상을 안겼기에 이 같은 인간미 있는 방시혁의 모습은 새롭게 다가왔다. 칭얼칭얼, 울먹울먹이는 그의 귀여운 매력은 시선을 확 끌었다. 음악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지만 그 외의 일상에 있어서 귀여운 구석이 많은 방시혁의 색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재발견의 시간이었다. 한국 음악계를 선도하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방시혁의 한꺼풀이 벗겨진 숨겨진 면모를 만날 수 있었기에 더욱 즐거웠던 ‘라디오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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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