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김동주(38)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다. 9일 모 매체에 따르면 김동주는 두산이 자신을 1군에 불러주지 않을 경우 다른 팀에서 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전할 계획이다.
두산 역시 김동주를 만나 대화할 예정이다. 두산의 김태룡 단장은 “그러지 않아도 구단과 김동주가 전반기 끝나고 만나기로 한 상태였다. 구단에 먼저 얘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김동주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던 중이었는데 언론을 통해 말이 나오게 되니 서운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진솔한 대화를 해보고, 본인 생각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우리와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두산에서는 김동주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전반기가 끝나고 구단과 선수의 만남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9일 이천 베어스파크를 방문하기는 했지만, 다른 일정 때문이었다. 김동주를 만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두산이든, 아니면 다른 팀이든 김동주를 1군에서 활용하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송일수 감독의 생각은 냉정했다. 송 감독은 김동주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1군기용을 보면 김동주를 1군에 올리지 않는 것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암시적으로 말했다. 송 감독은 1군 콜업 기준도 있다고 밝혔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실제로 올해 두산에게는 김동주가 필요한 시점이 없었다. 김동주가 좋았을 때는 두산 타선도 걱정이 없었다. 모두가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으니 수비력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것이 우선이었다. 여러 포지션 소화가 불가능하고, 몸놀림도 예전같지 않은 김동주는 우선순위가 될 수 없었다.
타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동주는 5월부터 급락했다. 4월에 .442(52타수 23안타)였던 김동주의 퓨처스리그 타율은 5월 들어 .235, 6월에는 .115로 크게 떨어졌다. 7월에는 2경기 출장한 것이 전부다. 홈런 3개도 모두 4월에 나온 것이다. 5월부터는 장타가 없는 선수가 됐다. 장타가 줄면 출루율도 떨어진다. 투수들이 쉽게 정면승부를 하면서 볼넷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4월에는 21경기로 거의 풀타임 출장을 했지만, 5월 9경기, 6월 11경기로 눈에 띄게 경기 출장 수가 줄었다. 성적도 동반 하락했다. 김동주가 과연 자주 출장하며 팀의 공격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김동주의 현재 가치는 다른 팀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있었던 2차 드래프트에서 김동주는 두산의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해를 넘겨서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김태룡 단장은 이번 시즌 타 팀에서 김동주 영입과 관련된 문의나 제안이 있었냐는 질문에 “한 팀도 없었다”고 간단히 답했다.
김동주의 요구가 트레이드의 촉매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촉매는 일어날 반응을 빠르게 부르는 것일 뿐 스스로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다른 팀이 김동주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떠한 행동으로도 마음을 돌릴 수는 없다.
냉정하게 말해 현재로서는 트레이드 베잇(미끼)으로 김동주가 지니는 가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시즌 내내 퓨처스리그에 머물러 있는데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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