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홍명보, '무분별 비난'에 "비겁자 아니다" 정면돌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7.10 10: 58

홍명보 감독이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해 정면돌파했다. 하지만 여전이 의문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홍 감독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신임을 받았던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한 축구협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여론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감독직을 내놓았다.
홍 감독은 애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축구협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 2일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4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남은 계약기간(2015년 6월) 감독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도 지난 3일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이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감독이 2015년 1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계속 잡는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월드컵서 1무 2패로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불안해진 상황서 재신임을 받았지만 갑작스러운 토지 구매 뉴스가 나오며 홍명보 감독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성적부진에 사생활까지 드러내면서 홍명보 감독과 그 가족들이 많은 충격을 받고 결국 더이상 감독직을 수행하지 못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무분별한 비난에 대해 홍명보 감독이 참지 못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전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언론들은 홍명보 감독이 땅을 샀다는 것에만 집중했다. 부화뇌동한 팬들은 그저 욕만 했다. 인간적인 부분을 들춰내면서 가족에게까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 반성과 후회에 대한 생각을 하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토지 구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제 삶이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훈련시간에 구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퇴의사를 밝히기 직전 유출된 뒷풀이 동영상에 대해서는 "사퇴의 생각을 해서 그 자리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깊었기 때문에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질을 흐르는 문제였지만 홍명보 감독은 당당했다.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비판은 대표팀 운영과 성적에 국한되야 했다. 이번 월드컵서 얻은 성적과 경기력에 대해서만 집중되어야 했다. '의리논란'을 비롯해 홍명보 감독 본인도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만 비판이 가해져야 했다.
그러나 본질을 흐르는 문제들이 자꾸 생겨났다. 홍 감독이 부끄럼을 모르고 표리부동한다는 것이 가장 큰 비난이었다. 토지 매입에 이어 선수단의 회식에 대한 문제까지 비난이 이어지면서 홍명보 감독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비판 받을 경기력을 선보였다. 단순히 1승을 거두지 못한 것과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소극적인 전술과 몇몇 선수에 대한 믿음 그리고 해결되지 못한 전술적 한계 등이 문제였다. 또 선수단 관리에 대한 부족이 홍명보 감독이 받아야 할 비판의 내용이었다.
이미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거둔 성적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축구협회가 전했지만 자신의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그에 따라 문제는 더욱 커졌고 결국 무분별한 비난도 커지고 말았다.
냉철한 판단으로 사퇴 혹은 사임을 했다면 다음 감독들에게도 부담은 적어질 수 있다. 그러나 비난으로 인한 상처는 씻어내기 힘들다. 무엇을 위한 비난이었는지를 다시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에 발생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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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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