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이후 대안 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7.10 13: 00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45) 감독 이후 대안을 갖고 있을까.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1무 2패로 끝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처참한 실패에 대한 책임이다. 아울러 홍 감독은 최근 제기된 ‘토지매입 논란’ 등으로 더 이상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발표했다. 브라질 월드컵 실패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나 책임을 통감하는 어떤 발언도 들을 수 없었다. 대신 “홍명보 감독은 한국축구의 재산”, “홍명보 감독의 대안이 없다”는 책임회피식 발언만 존재했다. 애초에 홍명보 감독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B’가 전혀 없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H조 편성됐던 러시아는 2무 1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까지 사퇴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연봉 115억 원을 받는 세계적 명장 역시 실패하면 계약기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경질당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월드컵의 무게감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 홍명보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보였던 대한축구협회의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홍명보 감독은 현역시절 ‘한국축구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는 월드컵에서 실패한 감독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불과 16년 전 멕시코(1-3패)와 네덜란드(0-5패)에게 연패를 당한 차범근 감독을 대회 도중 경질하고 귀국시키는 치욕을 선사했다. 월드컵 실패의 모든 책임을 감독 한 명에게 돌렸다. 같은 협회가 맞는 것일까. 홍명보 감독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대한축구협회는 뒤늦게 어쩔 수 없이 대안 찾기에 나섰다. 월드컵에서 실패한 각국 축구협회는 이미 경쟁적으로 세계적 명장 영입전에 나섰다. 한국은 또 한 번 뒤처지고 있다. 국내 지도자가 국가대표팀을 맡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월드컵에서 실패한 팀을 추슬러 단 6개월 만에 아시안컵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대단하기 때문. 여러모로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인 셈이다.
홍명보 감독은 물러나지만 한국축구는 계속된다. 감독 한 명이 사퇴한다고 끝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으로 한국축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국민들에게 명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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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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