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숙제가 다시 시작됐다. 극단적인 수비를 펼치는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전반전에 제주에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후반 교체 투입된 카이오가 골을 넣어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근 3경기서 2승 1무를 기록한 전북은 7승 4무 3패(승점 25)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상대가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것은 전북에 하루 이틀 있는 일이 아니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노리고 있는 전북을 상대하면서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팀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전까지 전북과 승점 차가 2점밖에 되지 않는 3위 제주마저도 전북에는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이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전북이 무너뜨리는 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전북의 주장 이동국은 "제주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설 것을 알면서도 먼저 실점을 하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고개를 저었고,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의도한대로 경기가 안 풀렸다. 앞으로에 대한 숙제를 던져준 경기 같다"고 전했다.
사실 전북은 제주가 수비 지향적인 운영을 펼칠 것을 알고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을 조정했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제주가 극단적인 지역 방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레오나르도의 경우 돌파할 공간이 없으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레오나르도 대신 이재성과 한교원이 측면으로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북의 계획은 경기장서 그대로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제주의 수비에 막혀 문전에서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전반 39분 송진형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해 선제 실점을 기록했다. 전북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결국 전북은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우리가 모험적으로 선수 명단을 가져가야 하긴 한다. 제주의 미드필더가 강한 만큼 이재성을 중앙으로 돌리고 레오나르도를 측면에 기용해서 모험적으로 가긴 하야 하는데..."라고 했던 최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레오나르도와 카이오를 투입하며 계획된 선수 교체를 시행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전북의 공격적인 운영은 제주를 흔들기 시작했다. 전북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졌고, 전반전에는 보이지 못했던 문전에서의 슈팅까지 잇달아 나왔다. 전북의 강공에 제주는 힘을 쓰지 못하고 제대로 된 역습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전북은 후반 34분 카이오의 왼발 슈팅에 동점을 만들며 패배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카이오와 레오나르도의 투입이 상대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최 감독은 "공을 우리가 갖고 있어도 전진패스를 하지 못하고 백패스를 많이 하게 된다. 상대 진영에서의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측면 수비수들에게 측면에서의 전환 장면을 많이 요구한다. 그런 점이 전반전에 잘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은 결국에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에는 상대가 내려설 경우 후반전에 보인 것처럼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정혁과 이승기, 김남일 등 부상자가 돌아와 기술이 있는 선수들이 중앙에 있으면 좀 더 원활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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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