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아티스트들의 공동작업, 듀엣곡이 올해 가요계 새로운 흥행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8일 정오 공개된 가수 허각과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의 듀엣곡 '이제 그만 싸우자'가 이달 가요계 막강한 파워로 예상됐던 그룹 god를 제치고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이 곡은 10일 오전 7시 기준 엠넷, 소리바다, 벅스, 지나,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등 6개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기록하며 듀엣곡의 흥행불패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가요계는 유난히 듀엣곡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정식 듀엣곡은 아니었지만 지난 1월 가수 비가 태진아와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무대 후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소유X정기고, 하이포with아이유, 효린X매드클라운, 정인&개리, 산이와 레이나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공동 작업이 가요계 큰 흐름을 차지했다.

지난 봄에는 걸그룹 씨스타 멤버 소유와 가수 정기고의 듀엣곡 '썸'이 한 달 넘게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음원사이트 지니에 따르면 '썸'은 총 688시간 동안 1위를 한 것으로 집계되며,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합산한 종합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는 올 상반기 가장 오랜시간 1위에 머문 곡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쟁쟁한 아이돌 가수들을 제치고 음악방송에서 5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정기고는 '썸'을 시작으로 단숨에 가요계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이후 가수 아이유와 신인그룹 하이포가 듀엣곡 '봄 사랑 벚꽃 말고'를 발표, 듀엣곡 붐을 이어갔다. 이 곡은 봄만 되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잇는 '봄 캐롤'로 평가받으며, 대중에게 신인 하이포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 5월 말에는 힙합듀오 리쌍의 개리와 가수 정인의 듀엣곡 '사람냄새'가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이 곡은 공개 직후 10개 주요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음악방송 출연 없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리쌍과 여러 번 호흡을 맞춰왔던 정인이었기에 두 사람의 조합은 더욱 잘 어울렸고, 음악 팬들에게도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래퍼 산이와 걸그룹 애프터스쿨 멤버 레이나의 듀엣곡 '한여름밤의 꿀'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며 롱런하고 있다. 달달한 러브송인 이 곡은 3일 발표된 가온차트 디지털 종합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아이유와 보컬그룹 울랄라세션의 듀엣곡 '애타는 마음'도 음원차트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이 곡은 울랄라세션 고(故) 임윤택의 목소리도 포함돼있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듀엣곡이 가요계 흥행공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이후 허각과 정은지가 막강할 거라고 예상됐던 god를 제치고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가요계 듀엣 열풍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기고와 하이포 같은 신인가수들에게는 인지도를 높이는 탁월한 홍보수단으로, 소유와 레이나 등 같은 경우에는 걸그룹에서 벗어나 보컬로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seon@osen.co.kr
앨범 재킷